설 연휴 전후 제3지대 주자 잦은 회동…秋 "빅텐트론, 민심에 날아가 버릴 것"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전 상임공동대표와 정운찬 전 국무총리가 30일 만나 대통령 선거 결선투표제 도입 등에 합의하는 등 연대 가능성을 시사했다. 설 연휴기간을 전·후로 각 정치세력 간 회동이 잦아지는 등 제3지대 구축 경쟁이 본격화 되는 모양새다.
정치권에 따르면 안 전 대표와 정 전 총리는 이날 오전 서울시내 모처에서 약 1시간 가량 회동을 갖고 시국상황, 경제위기, 미래먹거리 등 정국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안 전 대표와 정 전 총리는 대선 결선투표제 도입 등 정치개혁방안과 정국 해법에 대한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합의문을 통해 "대다수 국민의 절실한 요구인 정권교체는 국민과 함께 성장하고 국민과 함께 나누는 공존의 가치와 공정함이라는 시대정신을 분명히 반영해야 한다"며 "공학적인 단일화론을 극복하고, 국민 다수의 선택이 반영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대통령 결선투표제가 도입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들은 각자의 트레이드 마크인 공정성장론(안 전 대표), 동반성장론(정 전 총리)의 교집합을 찾기 위한 시도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이들은 "우리는 동반성장과 공정성장이 한국경제의 건강성을 만들어 나가는 데 커다란 기여를 할 수 있다는 점을 재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안 전 대표와 정 전 총리가 공감대를 형성함에 따라 양자의 연대가능성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일차적으로는 정 전 총리의 국민의당 입당 또는 경선 참여 등이 거론된다.
안 전 대표의 대선 캠프 대변인인 이용주 국민의당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입당 및 경선참여 가능성에 대해 "입당 여부에 대해서는 밝히기 어렵다"면서도 "설 전후로 이같은 회동을 가지고 합의내용을 발표한 것을 보면 추후 어떤 내용으로 진행될 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설 연휴가 끝나자마자 정치권의 제3지대 구축 움직임이 본격화 되는 모양새다. 이날 안 전 대표와 정 전 총리의 회동에 앞서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와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은 26일 저녁 만찬회동을 갖고 정국현안에 대해 논의했고, 27일에는 손 의장과 반기문 유엔(UN) 전 사무총장이 오찬회동을 가졌다.
또 안 전 대표는 28일에는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불출마를 선언한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전화로 위로의 뜻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 전 대표 캠프 비서실장인 송기석 국민의당 의원은 "(안 전 대표가) 박 시장의 마음을 위로했던 것은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민주당은 이날 최고위원 간담회를 열어 제3지대 빅텐트론에 강한 경계심을 표출했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정치권이 촛불민심의 본질은 외면한 채 이기적으로 연명을 위해 이합집산 한다면 국민은 용납치 않을 것"이라며 "단언컨대 빅텐트는 사막의 바람에, 국민의 민심에 날아가 버릴 것"이라고 비판했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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