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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진(26ㆍIBK기업은행)은 프로배구 올스타전이 끝난 뒤 논란의 중심에 섰다. 세리머니 때문이었다. '최순실 코스프레'가 예기치 못한 사태를 불러왔다.
그는 지난 22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V리그 올스타전에서 국정농단 사태의 주역인 최순실을 패러디 했다. 장내에서는 그의 행동을 웃음으로 넘겼다. 다른 의도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김희진이 정치적인 의사 표현을 했다"고 비난했다. 기업은행 홈페이지와 관련 기사에도 김희진을 인신공격하는 댓글이 끊이지 않았다. 김희진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저는 그냥 배구 선수다. 정치에 아무 관심도 없고 실세니 비선실세니 그런 것도 관심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주최 측에서 몇몇 패러디를 제안했다. 하고 싶어서 한 행동은 아니다. 자진해서 할 사람은 없다. 웃자고 한 일, 죽일 듯이 몰아넣지 말아 달라"고 하소연했다.
김희진의 자신의 SNS 계정을 닫았다. 그의 말대로 즐거운 분위기를 위해 마지못해 한 행동 때문에 큰 상처를 받았다. 최순실 패러디는 한국배구연맹(KOVO)에서 아이디어를 냈다. 김희진이 선수들의 추천을 받아 역할을 대신했을 뿐이다. 올스타전은 선수들과 팬들이 함께 즐기는 축제다. 패러디는 축제의 한 요소일 뿐이다. 이다영(21·현대건설)의 댄스로 팬들이 즐거워한 것처럼 김희진의 세리머니도 마찬가지였다. 정치적인 의도나 목적을 위한 행동이 아니었다.
KOVO는 홈페이지를 통해 "연맹이 준비한 세리머니가 선수와 구단에 의도치 않은 피해를 드린 점에 대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하지만 맹목적인 비난과 상처는 고스란히 선수가 감당할 몫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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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민 기자 kimhyun8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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