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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률 2% 고착화…성장동력 공백기(종합2보)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52초

작년 경제성장률 2.7% '2년 연속 2%대'…"장기 저성장 돌입 우려"
4분기 0.4% 성장에 그쳐…2015년 '메르스 사태' 같은 수준
민간소비·건설투자 '빨간불'…부동산 경기 침체로 '악영향'
순수출 둔화 '성장기여도 마이너스'…반도체 앞세운 '설비투자' 선방


성장률 2% 고착화…성장동력 공백기(종합2보) 자료: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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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작년 4분기 우리경제는 전분기보다 0.4% 성장하는 데 그쳤다. 분기성장률로는 1년 6개월 만에 최저치로 2015년 '메르스 사태'때와 같은 수준이다. 작년 연간 성장률은 2.7%로 2년 연속 2%대를 기록했다. 글로벌 경기회복에도 연일 낙제 수준의 경제 성적표를 받아들면서 '장기 저상장' 국면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2016년 4분기 및 연간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은 전기대비 0.4% 성장했다. 2015년 4분기(0.7%) 이후 연속 5분기째 0%대 성장률이다. 성장세도 둔화되는 추세다.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이 2.3%로, 3분기의 전년 동기대비 성장률(2.6%)보다 낮았다.

특히 '외바퀴 성장'을 이끌었던 건설 투자도 위축 국면에 들어가 성장동력이 공백을 보였다. 내수부문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민간 소비가 개선되지 않은 것도 영향을 미쳤다. 지출부문에서 건설투자는 -1.7%와 민간소비는 0.2%의 성장률을 보였다.


건설투자는 3분기까지만 해도 0.7%의 경제성장률에서 0.6%포인트를 기록해 성장률의 87%가량을 차지했지만 4분기 -0.3%포인트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2015년부터 시장된 분양호황이 청약ㆍ전매 제한을 앞세운 11ㆍ3부동산대책으로 급속하게 위축된 영향이다. 한은 역시 최근 건물 건설을 중심으로 급속하게 성장한 건설투자 부문이 한동안은 둔화될 걸로 보고 있다.


민간소비 성장률은 3분기 0.5%에서 감소하는 흐름을 보였는데 청탁금지 법 시행과 최순실 게이트로 인한 정치불안 등이 소비심리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2분기 1.0%였던 민간소비 성장률은 3분기 0.5%까지 하락했다 4분기에는 0.2%로 떨어졌다. 성장기여도(계열조정계열) 역시 같은 기간 0.5→0.3→0.2%포인트로 하락했다. 한국은행은 전기ㆍ가전제품ㆍ식료품 소비가 감소세를 띄는 것을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다. 3분기 폭염으로 급증했던 전기소비와 가전제품 소비가 줄었고, 채소ㆍ육류의 가격상승으로 식료품 소비도 감소세로 돌아섰다는 것이다.


순수출의 증가폭 둔화도 경제 위협요소다. 순수출의 성장기여도는 지난해 2분기 -0.3%포인트, 3분기 -0.8%포인트, 4분기 -0.1%포인트 등 3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해 우리 경제를 갉아먹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4분기 수출은 -0.1%, 수입은 0.2%의 성장률을 보였다.


당분간 성장은 설비투자에 기댈 것으로 전망됐다. 4분기 6.3%의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성장기여도 역시 3분기 0.0%포인트에서 4분기 0.5%포인트로 늘었다. 갤럭시노트7 단종사태 영향 완화와 자동차 업계 파업종료 등이 기저효과로 작용했다. 또 반도체, 디스플레이 장비 수출 증가, 대형기 도입 등으로 운송장비와 기계류가 모두 늘어난 영향이다.


경제활동 부문에서는 제조업(1.8%)이 선전했다. 최근 발표한 작년 12월 수출물량지수 역시 반도체 수출 증가로 두 달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또 대형 항공기가 4분기 5대나 투입되는 등 운송장비 부문에서도 개선세를 보였다. 조선ㆍ해운 등 주력 업종이 구조조정으로 난항을 겪고 있는 빈 자리를 메우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정규일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은 "반도체, 디스플레이, 전기전자 등 한국의 주력 업종이 전반적으로 좋아지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건설투자가 감소세로 전환된 건 전반적인 부동산 시장 침체의 영향도 있지만 작년 1∼3분기까지 급격하게 상승한 영향도 크다고 설명했다.


연간 성장률도 2.7%에 머무렀다. 2012년 이후 가장 낮은 성장률을 기록했던 지난해(2.6%)보다 0.1% 포인트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는 2015년 초 한은이 전망했던 2016년 성장률 3.7%보다 1.0%포인트나 낮은 수치다.


연간으로 볼 때 부문별로는 제조업(1.7%)이 여전히 1%대로 낮은 성장률을 보였고, 수출(3.0%)도 큰 개선세를 보이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해 사상 최대의 분양 호황으로 건물 건설이 늘어나면서 건설투자(11.0%)가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이면서 성장을 견인했다. 또 민간소비(2.4%)와 정부소비(3.9%)가 개선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수출은 1.4%, 수입은 3.0%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전년대비 4.1% 성장했는데, 유가하락으로 교역조건이 개선되면서 GDP성장률을 상회한 것이다. 4분기 GDI는 0.6% 성장해 3분기만에 증가세로 전환됐다.


이근태 LG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소비둔화에 수출이 어려운데다 건설투자까지 악화됐는데 설비투자가 늘면서 성장세가 예상보다는 높았던 수준"이라며 ""미국, 유럽의 경제가 개선되는 효과 때문에 기대심리가 작용했지만 전반적으로 성장세가 둔화되는 흐름은 이어질 것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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