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뉴욕=황준호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3일간 자신의 취임식을 둘러싸고 잡음이 끊이지 않자 트위터로 맞대응 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맞은 첫 주말간 취임식의 참석자 수에 집착했다. 8년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취임식과는 비교도 안되게 자신의 취임식 참석자 수가 적었다는 게 그의 밤잠을 설치게 했다.
워싱턴 메트로의 집계 결과 트럼프의 취임식이 열린 지난 20일 오전 11시까지 약 19만3000여명의 시민들이 지하철을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바마 대통령의 첫 취임식 때 참석자 51만3000여명의 절반도 안 된다.
특히 다음날인 21일 열린 반(反) 트럼프 시위대 '여성들의 행진(Women’s March)'에 참석한 사람들의 수가 취임식 참석자 수보다 많았다는 게, 그에게 충격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후 4시 워싱턴 지하철 당국이 집계한 지하철 이용객 규모는 59만7000명으로 나타났다. 전날 같은 시간 트럼프 취임식 참석자로 추산되는 지하철 이용객인 36만8000명을 크게 앞질렀다.
그는 결국 지난 21일부터 22일까지 양일에 걸쳐 자신을 반대하는 시위에 대한 트위터를 남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트위터를 통해 "어제 열린 시위를 봤다. 그러나 우리는 이제 막 선거를 치렀고, 이 사람들(시위대)은 왜 투표를 하지 않은 것인가? 유명인사들이 명분을 심하게 훼손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하루 만에 마음을 고쳐 먹었다. 그는 22일 "평화 시위는 우리 민주주의 특징"이라며 "내가 항상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나는 사람들이 그들의 생각을 표현할 권리를 갖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라고 트위터에 적었다.
그가 취임식에서 "흑인이든 백인이든 우리는 모두 같은 피를 나눈 미국인이다"이라며 분열된 미국 사회를 수습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는 것이 갑자기 떠올랐던 모양이다.
대신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식 시청자 수를 트위터에 거론했다. 그는 "와우, 시청률이 방금 나왔다. 3100만 명이 내 취임식을 지켜봤다. 훌륭했던 4년 전의 취임식 시청률과 비교해 1100만 명이 더 많다"라며 스스로 위안을 삼았다.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에 따르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2009년 첫 임기 취임식 시청자 수는 3780만 명이었으며 두번째 임기 시청자 수는 2060만 명이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미국 정부기관의 트위터 금지령을 내렸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트럼프 정부는 전날 국립공원공단 공식 트위터에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 인파(90만∼100만 명)와 2009년 오바마 전 대통령의 취임식 인파(180만 명)를 비교한 사진이 올라온 것을 두고, 별도의 지시가 있을 때까지 공식 트위터에 글을 올리지 말 것을 지시했다.
뉴욕=황준호 특파원 reph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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