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웅 코치 "대형타자 되려면 시즌중 살 빠지면 안돼"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구자욱(24)과 강기웅 삼성 BB아크 타격코치(53)는 1군 무대 데뷔 첫 해 타율 2위에 올랐다는 공통점이 있다. 구자욱은 2015년 타율 0.349를 기록했다. 0.381을 기록한 에릭 테임즈(31·밀워키 브루어스) 다음으로 잘 쳤다. 강 코치는 1989년 타율 0.325를 기록해 빙그레 이글스의 고원부(55·0.327)에 이어 2위에 올랐다.
강기웅 코치가 속한 BB아크는 삼성의 3군팀이다. 그는 데뷔 시즌에 홈런을 하나 밖에 치지 못한 점을 아쉬워한다. 그는 "중장거리 타자는 돼야 투수들이 무서워 한다"고 했다. 강 코치는 2년차 때 홈런을 많이 치기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 열다섯 개를 쳐 홈런 부문 5위에 올랐다. 대신 타율을 까먹었다. 2년차 때 타율은 0.271.
구자욱은 지난 시즌 초반 "나는 홈런 타자가 아니다. 홈런보다 안타·출루에 집중하겠다"고했다. 하지만 삼성 팬들은 구자욱의 홈런 기록에도 관심이 컸다. 강기웅 코치는 "구자욱이 체중을 10~20㎏ 불리면 홈런 서른 개는 쉽게 칠 수 있다. 살이 자꾸 빠지면 대형 타자가 안 된다. 2년 정도 더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
강 코치는 구자욱이 매 경기 지나치게 힘을 많이 쓴다고 걱정했다. 지나치게 에너지를 쏟는 플레이를 하기 때문에 살이 빠진다고 생각한다. 그는 "구자욱이 지나칠 정도로 열심히 한다. 에너지 소비를 본인이 감당을 못 할 정도다. 그래서 살이 빠진다"고 했다.
몰입이 지나치면 다치기 쉽다. 강기웅 코치는 '천재타자'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선수 생명은 짧았다. 몸을 사리지 않다 보니 부상이 잦았다. 강 코치는 "한 경기라도 몸이 부서질 정도로 했다. 어깨, 손목 등 오른팔만 다섯 군데가 부러졌다. 정말 몸을 안 아꼈다. 그런데 자욱이에게서 그런 모습이 너무 많이 보인다"고 했다.
강 코치는 구자욱이 상무에서 제대한 직후를 떠올렸다. 그는 "타격하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 그때는 툭 대면 넘어갔다. '되겠구나' 생각했다. 살도 붙어있고. 그 몸상태라면 홈런 서른 개는 쉽게 칠 것이다. 그런데 시즌이 시작되자 살이 쫙 빠졌다"고 했다.
강 코치는 "(구)자욱이는 기술을 하나 더 배우기보다 밥 한 그릇 더 먹고, 몸을 아끼고, 잘 쉬는 것이 더 중요할 수도 있다"고 충고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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