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정현진 기자]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18일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정부에 비판적인 문화ㆍ예술계 인사들에 대한 지원배제 명단, 이른바 '블랙리스트' 수사와 관련해서다.
특검은 이날 오후 김 전 실장과 조 장관에 대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김 전 실장은 2013년 8월부터 2015년 2월까지 비서실장으로 재직하면서 블랙리스트 작성을 관련 수석 등을 통해 하달하는 등 '총책' 역할을 한 것으로 의심받는다.
김 전 실장을 정점으로 청와대 정무수석실, 교육문화수석실을 통해 블랙리스트가 문체부에 하달됐고, 이에 따라 문체부가 실무 차원에서 움직였다는 게 지금까지 드러난 의혹의 줄거리다.
김 전 실장은 또 김종 전 문체부 차관의 인사청탁에 연루된 의혹을 받는다. 김종 전 차관이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등 문체부 입김이 닿는 자리에 특정인사 임명을 추진하는 과정에 간여했다는 것이다.
2014년 김희범 당시 문체부 1차관을 통해 1급 공무원 6명의 사표를 받으라고 종용한 의혹도 있다.
유진룡 전 문체부 장관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김 전 실장이 김 전 차관에게 명단을 주며 실 ㆍ국장을 자르라고 했다"고 폭로하면서 인사개입의 배후로 청와대를 지목했다.
특검은 이같은 의혹과 관련해 지난 달 김 전 실장의 서울 종로구 평창동 자택 등을 압수수색해 업무 관련 각종 서류와 메모 등을 확보했다.
특검은 당시 김 전 실장이 일부 증거를 인멸하려한 정황을 포착했다.
조 장관은 2014년 6월부터 2015년 5월까지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냈는데, 이 기간 동안 김 전 실장의 지시 아래 블랙리스트 작성에 개입했다는 의심을 받는다.
조 장관은 장관에 오른 뒤 블랙리스트 의혹과 관련이 될 만한 자료나 증거를 인멸하려 했다는 의혹도 있다.
김 전 실장 등은 전날 특검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고, '블랙리스트를 모른다'거나 '관여한 적 없다'는 기존의 입장을 거듭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이들을 조사하면서 박근혜 대통령의 개입 여부도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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