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입법 추진에는 공감대…潘 놓고 옥신각신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탄핵정국에서 경쟁·협력을 번복했던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가 16일 대표로 다시 만났다. 추 대표와 박 대표는 서로 뼈있는 발언을 주고 받으며 향후 치열한 정국 주도권 쟁탈전을 예고했다.
박 대표는 이날 오후 3시께 최경환 당대표 정무비서실장과 함께 국회 본청 민주당 당대표실을 찾아 추 대표를 예방했다.
추 대표는 "높은 정치식견과 경륜을 갖고 계신 만큼 국민과 함께 큰 기대를 갖고 맞이한다"고 말했고, 박 대표 역시 "제1당 대표께서 제3당 대표를 축하해주고 우리가 탄핵을 공조한 것을 추억하면서 덕담을 해 준데 대해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하지만 두 대표는 곧 향후 대선정국을 둔 기싸움을 이어갔다. 특히 두 대표는 반기문 유엔(UN) 전 사무총장 문제를 가지고 설전을 벌였다. 추 대표는 "국민들은 차기 대통령의 덕목과 관련해 적폐청산·반부패·도덕성이라는 점에서 반기문 유엔(UN) 전 총장이 다 조금 문제가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추 대표는 "우리 정치가 굉장히 출렁출렁하지만, 나침반이 정확하게 북극을 향해 길잡이 역할을 하는 것 처럼 광장의 촛불민심을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좌표를 찍어 제시해야 한다"며 "야당에서는 민심이 정확히 찍는 좌표에 어긋남이 없이 부패를 청산해내고, 도덕적으로 건강한 정부를 만들어드릴 책무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반 전 총장과 국민의당의 연대설에 대해 에둘러 지적한 셈이다.
박 대표는 이에 대해 "민주당 일부에서 마치 제가 뉴 DJP연합을 제안한 것처럼 곡해해 굉장히 유감스럽게 생각했는데 그 후 그런 말을 하지 않아 충분히 이해가 됐구나 생각했다"면서도 "같은 야당으로서 필요한 때는 협력하고, 또 필요하면 경쟁도 하면서 정권교체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응수했다.
특히 박 대표는 '한치의 오차 없이 북극을 향하는 나침반처럼, 좌표를 정확히 찍어서 제시해야 한다'는 추 대표의 비유에 "우리는 남극으로 가고 있다"고 응수했다. 야권통합·연대론에 대해 분명히 선을 긋고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두 대표는 이날 개혁입법과제에 대해서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추 대표는 "탄핵국면이지만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한일 위안부 협상 문제 등 개혁입법을 공조해 나가면서 탄핵의 민심을 수렴하는 기회가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고, 박 대표 역시 "대선 전에 할 수 있는 모든 개혁입법을 우선적으로 처리하자"며 18세 선거연령 인하, 결선투표제 등을 거론했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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