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前 총장 "뜻을 굳히는 계기가 됐다"
현충원 참배로 첫 공식 일정
현충원서 역대 대통령 묘역 등 참배
[아시아경제 오상도 기자, 김보경 기자] "어제 귀국해 오늘 무명용사, 애국지사, 순국선열, 호국장병들께 차례로 경의를 표함으로써 미력이나마 대한민국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뜻을 더욱 굳히는 계기가 됐다."
10년간의 임기를 마치고 돌아온 반기문 전 유엔(UN) 사무총장이 13일 오전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을 찾아 대선 출마 의지를 재확인했다.
귀국 후 첫 공식일정인 현충원 참배는 한파가 몰아친 가운데 이뤄졌다. 이른 시간부터 지지자 수십명이 나와 반 전 총장 일행을 기다리는 가운데 반 전 총장은 오전 9시를 조금 넘겨 현충원에 도착한 뒤 방명록을 작성하며 일정을 시작했다.
'조국과 민족을 위해 고귀한 희생을 바치신 순국선열과 호국장병께 깊이 머리숙여 경의를 표합니다. 지난 10년간 유엔(UN) 사무총장으로서 세계평화와 인권 및 개발을 위해 노력한 후 귀국했습니다.'
검정색 정장과 코트 차림의 반 전 총장은 현충탑 분향으로 공식 참배에 들어갔다. 묵념과 분향을 마친 반 전 총장은 이어 이승만ㆍ박정희ㆍ김영삼ㆍ김대중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차례대로 참배했다. 동행한 박진 전 의원은 "아웅산사태 희생자 묘역, 6ㆍ25전쟁 참전용사 묘역, 월남전 참전용사 묘역, 무명용사 묘역 등 9곳을 돌아보고 추모했다"고 밝혔다.
반 전 총장은 무명용사탑 아래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 대한민국과 우리 국민이 있었기에, 또 그간 수많은 순국선열, 애국용사, 무명용사, 애국지사, 전직 대통령님들, 우리 사회 각계 지도자들의 고귀한 희생이 있었기에 우리가 이런 번영과 자유 민주주의를 향유하고 있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이 세계에 기여하는, 세계가 또 대한민국에 기여하는 관계 속에서 많은 걸 배웠다"고 소회를 털어놨다.
한편 반 전 총장은 이날 오전 현충원 참배에 앞서 서울 사당동 자택을 나서며 기자들에게 "기회를 봐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인사를 한 번 드리려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직무 정지 중인 박 대통령에 대해 "신년에 인사를 못 드렸다"면서 "(내가) 귀국을 했고 국가 원수이시기에, 전화를 한 번 드리는 게 마땅하지 않냐"고 덧붙였다.
또 외교부 장관 임명과 함께 자택을 떠난 뒤 13년 만에 돌아와 첫날 밤을 보낸 소감에 대해 "가족과 얘기하고 짐을 풀다보니 잠을 많이 못 잤다"면서도 "일찍 일어났고 상쾌하다"고 말했다. 다만 전날 귀국행 비행기 안에서 일부 언론에 "일본의 일본군 위안부 위로금 10억엔이 소녀상 철거와 관련된 것이라며 돈을 돌려줘야 한다"고 발언한 것과 관련해선 언급을 회피했다.
오상도 기자 sdoh@asiae.co.kr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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