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교육개혁 토론회서 '통합 국공립대 구축' 제안
대학 서열화·교육 불평등 해소…"교육부도 폐지"
{$_002|R|01_$}[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박원순 서울시장이 국회 토론회에서 교육개혁 방안으로 "서울대학교를 폐지하고 대학 서열화를 해소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박 시장은 12일 '박원순 서울시장 초청 토론회 입시지옥에서 해방·교육혁명의 시작' 대표 발제자로 나서 교육 혁명을 위한 10대 개혁방안을 제안하면서 그 첫번째로 서울대 폐지를 주장했다.
박 시장은 "저에게는 꼭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 바로 교육대통령이 되는 것이다"라고 운을 뗀 뒤 "온 국민이 교육으로 행복해지는 나라를 만들겠다. 과감한 투자와 결심 없이는 교육 나라를 만들 수 없다"고 대권에 대한 포부를 드러냈다.
이어 박 시장은 "프랑스와 같이 국공립대 통합 캠퍼스를 구축해 전국 광역시도에서 서울대와 동일한 교육 서비스를 받도록 하겠다"며 "교육과정과 학사관리·학점을 교류하고 학위를 공동으로 수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전국 국·공립대를 서울대와 같은 수준으로 끌어울리면 서울대를 정점으로 한 우리사회의 대학 서열화 문제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박 시장은 "고등학교만 졸업해도 걱정 없이 취업하고 인정받으면서 살아가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며 "직업교육을 확대하고 특성화고교 졸업자를 우선 채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공립대 반값 등록금 시행으로 학생과 학부모들의 경제적 부담을 낮춰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박 시장은 "서울시장이 되면서 시립대학교 반값 등록금을 시행했는데 182억원이 필요했다"며 "매년 5000억원이면 58개 국공립대학에서 반값등록금을 시행할 수 있고, 대학생들에게 주는 효과는 10배, 1000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시장은 또 교육부를 폐지하는 대신 '국가백년대계위원회'를 설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시장은 "정권 기호에 맞는 교육을 강요하는 중앙집권적 통제기구인 교육부를 폐지해야 한다"며 "교육부의 일상 행정·지원업무는 시도교육청으로 대폭 이양하고 종합 기획업무는 독립적인 국가백년대계위원회가 수행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학교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와 임금 현실화, 교원평가 및 성과급제와 같은 줄세우기 근절, 전교조의 법적지위 회복 등도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로 지적했다. 영유아 보육 복지와 관련해서는 "국공립 어린이집에 다니는 아동 비중을 50%까지 늘리겠다"며 "민간 어린이집의 국공립 전환과 교회·성당·사찰 등 종교시설과 협력해 국공립 어린이집을 늘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는 더불어민주당 기동민·유은혜 의원이 주최했으며, 서울과 경기·강원·전남 교육감과 김학한 교육혁명공동행동 정책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박 시장의 발표에 대해 장만채 전남교육감은 "대학 서열화 문제가 초·중등 교육의 파행을 부추기는 주범이 맞다"면서도 "하지만 서울대 폐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대학 체질을 개선해 대학의 본래 기능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박 시장의 교육부 폐지 주장에 대해서는 "우리나라 교육 정책이 자주 바뀌는 것은 장관의 임기가 너무나 빨리 돌아가기 때문"이라고 지적하면서 "교육부 장관의 임기를 독립시킬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조희연 서울교육감은 "박 시장이 제안한 서울대 폐지론은 앞서 교육단체가 주장해온 내용과도 유사하데 이를 의제로 설정해주셔서 감사하다"며 "국·공립대를 서울대 수준으로 상향 평준화하는 모델을 지향하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민병기 강원교육감은 "서울대 폐지 주장은 이왕이면 전략적으로 대학 평준화라는 주제를 던지고 논쟁을 주도할 필요성이 있다"며 "누리과정 예산에 대한 정부지원 확대, 가정 양육수당 현실화 등도 해결해야 어린이집 운영이 안정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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