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뉴욕 김근철 특파원]오는 2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의 정식출범을 앞두고 '트럼프노믹스(트럼프 경제정책)'에 대한 석학들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노벨 평화상 수상자를 포함한 상당수 경제 전문가들은 최근 트럼프식 규제정책과 기업 압박, 보호무역주의가 새로운 경제 위기를 몰고 올 수 있다며 경고음을 울렸다.
클린턴 정부 시절 재무장관을 역임한 로런스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는 8일(현지시간) 폭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금융부문 등에 대한 (트럼프의) 규제 완화 정책은 극도로 위험하다"며서 이로 인해 새로운 금융위기가 촉발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 운동과정에서 월가에 비판적 언급을 하기도 했지만 실제론 대형 금융기관 규제법으로 마련된 도드-프랭크법 폐지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트럼프가 최근 강조하고 있는 멕시코 생산기지 이전문제 등에 대해서도 실효성이 없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서머스 교수는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 이후 멕시코 페소화가 이미 상당히 평가절하된 것과 관련, "공장을 멕시코 짓든, (미국) 오하이주에 짓든 멕시코는 이미 20% 더 싸져있다"고 지적했다.
서머스 교수는 평소 미국 경기부양을 위해 대규모 사회간접자본 투자 필요성을 역설해왔지만 트럼프의 취임 이후 1조 달러 규모의 경기부양 공약에 대해서는 "사회적 불평등을 상당히 부추길 것"이라며 비판적 입장을 보였다.
앞서 지난 6일 시카고에서 열린 미국경제학회 연례회의 도중 개최된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초청 토론회에서도 트럼프노믹스에 대한 우려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에드먼드 펠프스 컬럼비아대 교수는 트럼프 당선인의 감세와 재정지출 확대 계획에 대해 "(이로인해) 공공부채가 폭발할 경우 심각한 신용 부족과 심각한 경기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펠프스 교수는 또 트럼프의 최근 자동차 업체 등에 대한 노골적인 '기업 때리기'에 대해서도 "혁신의 과정에 못을 박으려고 위협하고 있다"면서 "미국 경제가 정체되는 것은 (트럼프 팀이 말하는) 불공정한 무역 협상 때문이 아니라 혁신이 식어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혁신을 회복하는 것에 트럼프 정부가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한 뒤 "그러나 초기 정책들은 그와는 정반대인 위험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트럼프식 기업 때리기에 대해 "1930년대 이탈리아와 독일의 파시스트정부 이후에는 볼 수 없었던 정책"이라고 비꼬았다.
조지프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도 "트럼프가 제시한 정책들이 작동하지 않을 것이라는 광범위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면서 "미국과 다른 국가들과의 신뢰가 약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 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