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시장·도지사는 '대선 출마 중'"

행정 공백·주민약속 위반·예산 낭비 vs 공백 최소화·국민 요구·헌법상기본권 등 해묵은 논란 계속돼

18대 대통령 선거 투표 모습. 아시아경제DB.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현역 시ㆍ도 지사들의 대선 출마 선언이 잇따르면서 해묵은 논란이 반복되고 있다. 행정 공백ㆍ주민약속 위반ㆍ예산 낭비, 행정적 혼란 등 고질적인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어서다. 이에 출마 예정자들은 극도로 몸조심을 하면서도 시대적 소명ㆍ국민적 요구 등을 명분으로 들면서 적극 해명에 나서고 있다.

6일 일선 지자체ㆍ정치권에 따르면 조기 대선에 출마하려는 지자체장들이 잇따르고 있다. 야권의 박원순 서울시장, 안희정 충남도지사, 이재명 성남시장 등 주요 후보군이 모두 현역 지자체장들이다. 최성 고양시장도 최근 당내 경선 출마를 선언했다. 새누리당과 개혁보수신당 등 '범여권'에서도 남경필 경기도지사, 원희룡 제주도지사 등이 여전히 잠재적 후보군에 꼽히고 있다.

문제는 지자체장들의 대선 출마로 인한 부작용이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시ㆍ도 행정에 어느 정도 공백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홍기 서울시공무원노조 위원장은 "행정부시장들이 업무를 대행한다지만, 시장이 직접 챙기는 것 만큼 업무의 지속성ㆍ추진력 등을 담보해내기는 어렵다"라며 "그동안 벌려 놓은 시민들을 위한 복지 정책 등을 내부 조직이 집행ㆍ수행하는 데 있어서 문제가 생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햇다.

이같은 우려에 대선 출마를 준비 중인 지자체장들도 극도로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이고 있다. 박원순 시장의 경우 지난해 12월부터 홀로 진행한 촛불집회겸 정치토크쇼 '국민권력시대'를 퇴근 시간 이후인 오후 7~8시에 개최하는 등 주로 야간ㆍ주말 때를 이용해 개인 정치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박 시장 측 관계자는 "정상적인 시정 활동은 모두 다 소화하면서 시정 공백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앞으로 경선이 본격화되서 전국 유세 일정이 나오면 직무 대행 체제로 들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성남시장 캠프 제윤경 국회의원도 "시정과 정치 활동을 겸임하고 있지만 큰 지장은 없다"며 "공무원들의 행정 시스템을 잘 갖춰 놓았기 때문에 일일이 개입하지 않아도 시정이 정상적으로 잘 돌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안희정 충남도지사 캠프의 박수현 전 국회의원도 "도정 공백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도지사 업무와 겹치면 손해가 되더라도 정치 일정을 과감히 포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유권자와의 약속 위반 논란에 대해선 적극적인 해명으로 맞서고 있다. 개인적 야심을 채우기 위한 선택이 아니라 시대적ㆍ국민적 요구에 응하는 것일 뿐이라는 것이다. 박 시장 측 관계자는 "촛불집회와 대통령 탄핵 사태를 맞으면서 우리 사회의 주요 정치적 지도자로서 더 큰 길로 나오라는 국민적 요구에 따라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윤경 의원도 "권력욕이 아니라 시정 성과를 인정받아 그것을 바탕으로 대통령선거에 도전한다는 것에 대해 시민들이 굉장히 긍정적으로 보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박 전 의원은 "이미 2010년, 2014년 지방선거때 도정 성과를 바탕으로 대한민국의 꿈에 도전하겠다고 도민들에게 약속했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