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는 정보기관 물갈이로 맞서
[아시아경제 뉴욕 김근철 특파원] 미국 정보기관 수장들이 5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지난 미국 대선에 개입하기 위해 민주당 전국위원회(DNC)와 힐러리 클린턴 캠프 인사들의 이메일을 해킹했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대선 개입 가능성에 대해 ‘웃기는 얘기’라며 일축해온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한 셈이다.
제임스 클래퍼 국가정보국(DNI) 국장과 마이클 로저스 국가안보국(NSA) 국장 겸 사이버사령관, 마르셀 레트라 국방부 정보담당 차관 등은 이날 상원 군사위원회의 '러시아 해킹 청문회'에 출석, 이같은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이들은 상원에 제출한 서면증언을 통해 “러시아가 대선에 개입했다는 정보당국들의 조사결과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러시아의 최고위급 관리들만이 그런 데이터 절도 행위를 승인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트럼프의 대선 승리를 돕기 위한 러시아의 해킹의 배후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비롯한 지도부가 연루됐음을 강력히 시사하는 것이다. 이들은 “러시아는 미국 정부와 군대, 외교, 상업, 민간 기간시설 네트워크에 중대한 위협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정부의 17개 정보기관을 총괄하고 있는 클래퍼 국장은 특히 ”기밀 해제된정보를 포함한 관련 보고서를 내주에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밖에 트럼프 당선인이 최근 정보당국에 대한 불신을 거듭 표명한 것과 관련, “미국 정보기관에 대한 폄하나 폄하로 이해돼온 것들에 관해 다른 나라의 파트너들로부터 많은 우려 표명을 들었다”고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한편 트럼프는 청문회 직후 차기 DNI 국장에 댄 코츠 전 상원의원을 지명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러시아 대선 개입과 관련 자신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정보 책임자에 대한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는 평가다. CNN 등은 트럼프측 소식통을 인용, 트럼프가 취임직후 정보기관 인사와 조직에 대한 대대적인 물갈이를 추진할 것이라고 전했다.
뉴욕 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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