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CES 2017 기조 연설 통해 게이밍 TV 자동차의 미래 제시
자율주행차 혁신 위한 車 및 지도 개발 기업, 부품사들과도 다각적 협력
차량용 인공지능 기반 코파일럿 기술과 게이밍을 위한 지포스 나우
스마트홈 구현을 위한 첨단 기술들도 함께 선보여
[라스베이거스(미국)=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 엔비디아는 'CES 2017' 개막 기조연설을 통해 인공지능, 딥 러닝, 게이밍, 자동차 분야에서의 엔비디아의 역량을 강조하며, 게임과 TV, 자동차 부문의 새로운 혁신에 대한 비전을 제시했다.
기조연설을 진행한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는 주요 자동차 제조사들과의 적극적인 협력을 기반으로 한 인공지능 차량 관련 엔비디아의 비전을 공개했다. 엔비디아 지포스 나우 서비스를 수백만 대의 PC 및 맥 컴퓨터에 확대할 것이라 발표하고, 최첨단 스트리밍 디바이스인 쉴드(SHIELD)의 신규 버전 론칭을 공식화했다.
약 1시간 반 가량 진행된 이번 기조연설에서 가장 강조된 부분은 인공지능 분야 내 리더로서 엔비디아의 역할이었다. 젠슨 황 CEO는 "인공지능은 그 동안 꿈꿔오던 가능성들을 실현시키고 있다”며 "공상 과학에나 등장하던 것들이 수년 내로 현실이 될 것"이라 전망했다.
기조연설 중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부분 중 하나는 프레젠테이션 과정에 사용된 기술이었다. 젠슨 황 CEO가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검은 가죽 재킷을 입고 발표를 진행하는 동안 축구경기장 길이의 커브드 디스플레이에는 다양한 이미지들과 동영상, 애니메이션이 화려하게 펼쳐졌다. 이는 3000여명의 청중의 시선을 사로잡으며 거대한 가상 현실을 경험하는 듯한 효과를 불러 일으켰다.
엔비디아의 기술이 현재의 운송 체계를 어떻게 바꿔 놓을 것인지도 설명했다. 스캇 키오 아우디 미국 사장은 양사가 2020년까지 첨단 인공 지능 차량 상용화를 위해 협력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는 "10년 전 엔비디아와의 파트너십 발표 이후 아우디의 매출이 연간 6만 대에서 2016년 21만 대로 급격히 증가했다"며 "이 같은 놀라운 성과는 양사의 엔지니어들이 함께 개발한 환상적인 기술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젠슨 황 CEO는 지도 전문 기업인 히어, 젠린과의 파트너십을, 세계 자동차 부품 공급 분야의 양대 기업인 ZF 및 보쉬와의 협업에 대한 소식을 공개하기도 했다.
엔비디아는 10조달러 규모의 자동차 산업에 혁신을 가져오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딥 러닝 기반의 인공지능을 활용해 보다 안전하고 개인화된 즐거운 주행 경험을 제공하는 인공지능 차량은 이러한 혁신의 핵심이라고 젠슨 황 CEO는 말했다.
이러한 기능을 구현하는 핵심 기술은 다양한 센서를 통합하며, 과거의 경험을 기반으로 학습을 진행하는 다양한 뉴럴 네트워크로 구성된 엔비디아의 'DRIVE PX' 플랫폼과 드라이브워크스(DriveWorks) 소프트웨어다. 엔비디아는 CES 현장에서 이 기술을 직접 경험해 볼 수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칩 형태의 '자비어(Xavier) AI' 슈퍼컴퓨터는 자율주행에 관한 엔비디아의 비전을 한층 더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손톱 크기만한 칩에 엔비디아의 차세대 GPU 아키텍처인 볼타를 탑재, 30 TOPS급의 성능을 구현하면서 30와트 정도의 전력을 소비한다.
엔비디아는 자동차가 운전자를 이해하고 동시에 주변 상황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인공지능 기반 코파일럿(Co-Pilot)도 함께 소개했다. 이 기술은 자연어를 인식하는 인공지능을 통해 사용자의 명령어를 이해할 수 있다. 안면 인식용 인공지능을 통해 차량은 운전자를 인식하고, 운전자의 취향에 맞춘 설정을 지원한다. 이를 통해 앞으로 자동차 키의 필요성이 사라질 전망이다. 또한 운전자의 시선을 탐지하는 인공지능을 통해 차량은 운전자가 현재 무엇에 집중하고 있는지를 파악할 수 있으며, 운전자의 입술모양을 인식해 운전자가 재생하고 싶은 노래의 곡명을 말하면 플레이하는 것도 가능하다.
인공지능 기반 코파일럿은 차량 내부에서뿐만 아니라, 차량 외부 센서와 통합되어 차량의 방향 전환 시 갑자기 자전거가 튀어 나오거나 보행자가 도로에 뛰어드는 상황을 미리 알려준다.
이처럼 운전자의 주행을 보조하는 것 외에도 엔비디아 인공지능 기반 코파일럿은 차량 스스로의 주행을 지원하고, 나아가 다양한 센서와 HD 지도, 그리고 데이터 공유를 통해 축적되는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숙련된 운전자보다도 더 많은 정보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젠슨 황 CEO는 "엔비디아는 차량을 하나의 인공지능으로 전환시키고자 하며, 이 기술들을 통해 자동차에 혁명을 가져옴과 동시에 수백만 명의 운전자들에게 보다 즐겁고 안전한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젠슨 황 CEO는 게이밍 분야로 화제를 전환하며,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 전 세계 수백만 대의 PC 및 맥 컴퓨터를 온디멘드 기반 고성능 엔비디아 파스칼 게이밍 PC로 전환시켜주는 지포스 나우를 발표했다. 이는 고성능 지포스 GTX 게이밍 하드웨어를 활용할 수 없는 플레이어들도 화려한 PC 게임 경험을 누릴 수 있는 간단한 방법을 제공한다. 게이머는 클라우드 상의 지포스 GTX 1080 PC에 연결함으로써, 본인의 PC상에서도 최신 엔비디아 게임웍스 시각 기술로 렌더링된 게임을 고선명 HD 품질로 스트리밍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젠슨 황 CEO는 쉴드 업데이트 버전도 소개했다. 새로운 쉴드는 4K HDR을 지원하며, 기존 스트리밍 디바이스 대비 3배 이상의 성능을 제공한다. 쉴드 상에서는 클라우드 형태의 파스칼 세대 지포스 GTX GPU와 함께 지포스 나우가 제공되며, 게임스트림 성능 개선은 물론, 새로운 안드로이드 게임도 다수 제공된다.
젠슨 황 CEO는 "집이 하나의 인공지능이 되기를 바란다"며 "엔비디아는 자연스럽고 간단한 방법으로 집과 사람이 서로 소통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쉴드의 스마트홈 도입 확대를 지원하는 인공지능 마이크, 스팟(SPOT)도 함께 소개했다. 사용자는 스팟을 통해 집안 전체를 콘트롤할 수 있다.
라스베이거스(미국)=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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