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 정현진 기자]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박근혜 대통령의 간담회와 관련해 "특별히 언급할 사항이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규철 특검보(대변인)는 2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박 대통령이 간담회에서 한 말에 대해 특검이 수사 중인 사안이므로 현 단계에서 특별히 언급할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전날(1일) 정유년 새해를 맞아 청와대 상춘재에서 언론과 신년인사회 명목의 간담회를 가졌다. 박 대통령은 간담회에서 자신을 겨냥한 의혹에 대해 "소문이나 얘기, 방송을 보면 너무나 많은 왜곡, 허위를 남발해 걷잡을 수 없게 됐다"며 적극적으로 부인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와 관련해 특검팀은 간담회 직후 별도의 입장을 내놓지 않은 채 "대통령 간담회에 대한 입장 표명 방식과 시기는 추후에 논의해 알리겠다"며 신중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특검팀은 박 대통령이 경영승계 지원사격, 면세점 사업권, 총수사면 등 재계의 부정청탁과 비선실세 지원을 맞교환한 정황에 주목하고 있다. 비선실세의 사사로운 특혜, 이권개입에 권력이 동원된 정황이 도마 위에 올라 있다. 탄핵소추안은 "국가적 재난과 위기상황에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할 의무가 있는 박 대통령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면서 헌법상 모든 국민 기본권의 전제라 할 수 있는 생명권 보호 의무를 져버린 직무유기에 가까운 책임도 물어야 한다고도 지적했다.
박 대통령은 관련 의혹을 모두 부인했다. 박 대통령은 세월호 의혹 관련 "대통령으로서 '최대한 지원할 것이 있으면 하라', '한 사람도 빠짐없이 구해달라'는 식으로 제 할 것은 다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고, 비선실세에 대해서는 "몇 십년 된 지인이다. 그렇다고 지인이 모든 것을 다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라고 반박했다. 뇌물죄 의혹과 관련해서도 "기업인들 생각하면 미안한 마음이 많다"면서 '문화융성·창조경제'라는 정부 시책을 수행한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특검팀은 재계 1위 삼성의 경영승계 핵심 포석인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주무부처가 개입해 국민연금이 찬성표를 던진 배경에 주목하고 있다. 당장 '1호 구속자'가 문형표 당시 보건복지부 장관(현 국민연금 이사장)이다. 이르면 이번 주 중에는 삼성 고위관계자 등을 소환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특검팀이 전방위적으로 수사를 진행하면서 박 대통령의 대면조사 시기도 조율 절차에 들어선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박 대통령 본인은 간담회에서 "특검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이 특검보는 "현 단계에서는 (박 대통령의) 대면조사 등의 구체적인 부분 결정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그 때 가서 판단할 문제"라고 말했다.
정준영 기자 foxfury@asiae.co.kr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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