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어려워지는 자영업…특히 외식업종 폐업율 23% 달해
치킨전문점 절반 가량은 3년 이내 폐업…연말연시인데 외식업체 10곳 중 8곳 매출 감소
외식운영자 30%, 경영난으로 휴·폐업 및 업종전환 고려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최근 외식시장이 레드오션으로 변하면서 자영업자 중 외식업의 폐업율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경기한파 속에서 외식업은 올해도 힘든 한 해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일 한국은행이 100만명의 가계부채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추산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자영업자의 소득대비 가계대출 비율(LTI)은 345.8%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5년 말 328.2%였던 것과 비교하면 17.6%p 급등한 수치다. 같은 기간동안 비자영업자가 11.2%p(179.4%→190.6%) 오른 것에 비해서 가파르게 오른 셈이다.
한은에 따르면 자영업자의 대출액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464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자영업은 최근 은퇴한 고령층과 마땅한 직장을 구하지 못한 젊은층이 개인사업에 많이 뛰어들면서 증가하고 있다. 이 중에서도 쉽게 진입할 수 있는 업종은 외식이다.
농림축산식품부의 '2016년도 식품산업 주요지표'를 보면 2014년 기준 음식점 및 주점업 사업체 수는 전년대비 2.4% 증가해 65만개를 기록했다. 국민 78명당 음식점 1개꼴인 셈이다. 특히 전체 음식점의 87.4%는 직원 수가 5명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퇴직자와 실업난 등으로 외식시장에 뛰어든 사례가 높아졌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그러나 외식업의 폐업율은 자영업자가 운영하는 업종 중 가장 높은 편이다. 2014년 기준 외식업종의 폐업율은 23%로 나타났다.
외식업 중 자영업자들이 쉽게 뛰어드는 '치킨집'은 어떨까.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치킨전문점의 10년 생존율은 20.5%에 불과했다. 특히 창업자의 49.2%는 3년 이내에 폐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최근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AI)까지 터져 닭과 오리를 주재료로 한 음식점들의 고충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 외식전망도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농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발표한 '2016년 3/4분기 외식산업 경기전망지수'를 보면 외식소비 감소로 4분기 전망은 지난해 수준에 크게 못 미치는 71.04p로 전망됐다.
또한 지난해 9월부터 시행된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등의 영향도 국내 외식 경기 하락을 부추겼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9월 한식집, 중식집, 일식집, 뷔페 등 일반 음식점업의 서비스업 생산지수는 85.2에 그쳤다. 이는 2011년 9월 83.9를 기록한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2015년 중동호흡기질환(MERSㆍ메르스)으로 외식 소비가 대폭 감소했을 때도 음식점업의 서비스업 생산지수는 6월 85.6, 7월 96.1이었던 것을 상기하면 메르스 때보다도 못한 셈이다.
음식점업 서비스업 생산지수는 2015년 12월 106.0을 기록한 이후 한번도 100을 넘지 못했다.
침체된 외식경기가 올해 되살아날 수 있을진 미지수다.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이 지난 달 20일부터 26일까지 전국 709개 외식업 운영자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84.1%는 지난해 12월에 비해 매출이 감소했다고 답했다.
외식업체들의 평균 매출감소율은 2015년 12월 대비 36.0%, 지난해 10~11월 대비해서는 13.8%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예년같으면 12월은 연말연시 모임 등으로 특수를 누려왔지만 청탁금지법에 큰 영향을 받은 10~11월보다도 하락한 셈이다.
연구원 측은 "경기하강이 유례없이 심각한 현 경제상황을 반영한 충격적인 메시지로 해석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극심한 불황과 지속적인 매출 감소는 외식업체의 고용 현황과 업종 전환 등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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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응답자 중 39.4%가 인건비 절감을 위해 인력을 줄였거나 줄일 예정이라고 답했다. 이어 경영난으로 휴·폐업 및 업종전환을 고려했다는 응답자도 전체의 30.6%나 됐다.
이에 대해 외식업계 관계자는 "인건비 절감을 위한 외식업계 인력 구조조정도 현실화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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