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뷰앤비전]다중위기의 시대, 대북 정책 패러다임 바꿔야

시계아이콘01분 37초 소요

[뷰앤비전]다중위기의 시대, 대북 정책 패러다임 바꿔야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AD

다중위기에 직면한 대한민국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보는 이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겠지만 무엇보다 남북관계의 불확실성이 가장 위험해 보인다. 정상적인 남북관계는 우리의 일상적인 평화와 경제적 안정의 가장 기본적인 토대가 되기 때문이다. 비정상적인 남북관계가 이어지는 한 우리는 늘 긴장 속에서 살아가야 하고, 경제문제에 집중할 수 없으며, 심지어 전쟁의 공포에서 벗어나기도 어렵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새해에는 경기가 살아나고, 남북관계가 예측 가능한 수준으로 회복되기를 간절히 소망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다음 정권에서라도 뒤엉킨 남북관계를 풀어보기 위한 물밑 논의가 관료, 전문가들 사이에서 이뤄지고 있다. 그런데 다음 정권은 누가 잡더라도 남북관계를 개선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론이 만만치 않다. 북한의 끊임없는 핵보유 시도와 이에 따른 국제사회의 고강도 제재 아래에서는 운신의 폭이 너무 좁기 때문이다. 사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도입 결정 등을 둘러싼 극심한 남남갈등 사례가 보여주고 있듯이 우리 사회에서는 북한 문제를 둘러싼 내부 갈등이 너무 첨예하다. 보수 정권들은 북한과의 대화나 협상을 통한 문제해결 시도보다는 정치적 리스크가 훨씬 적다고 판단되는 국제사회와의 공조를 통한 제재와 압박을 선호했다. 이는 가뜩이나 피포위의식(被包圍意識)에 사로잡힌 북한을 더욱 자극했고, 핵과 미사일로서 대응하게 만드는 악순환을 초래했다.

문제 해결의 당사자라 할 수 있는 북한과의 대화와 협상은 하지 않고, 국제공조에만 매달려 북한 정권의 붕괴만을 기다리는 것이 과연 실효성 있는 정책이라 할 수 있을까. 현재 김정은 정권에 대한 북한 내 엘리트들의 충성도가 약화되고 내부 불만이 꾸준히 높아지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러나 북한에선 여전히 강력한 통제체제가 유효하게 작동하고 있고 여기에 저항하는 의미 있는 움직임은 포착되지 않고 있다. 중대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지만, 앞으로도 한동안은 김정은 정권이 그럭저럭 버텨갈 것이라고 보는 것이 합리적인 전망이 될 것이다. 결국 대북제재론의 효과는 불확실하고 북한 조기 붕괴론은 비현실적이다.


누구라도 핵을 개발하고 주민들의 인권을 유린하는 김정은 정권을 '인정'하는 것은 쉽지 않은 결단이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핵개발과 인권유린 행위를 막기 위해서라도 북한 정권을 인정하는 것이 불가피해 보인다. 북한 정권은 고립이 심화될수록 생존 전략으로서 핵과 주민들의 노동력 착취에 더 의존할 것이기 때문이다. 불편한 진실이지만 제재와 압박은 핵과 인권 문제의 악화로 귀결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북한 정권을 먼저 인정하지 않고서는 실질적인 대화와 협상은 추진할 수가 없다. 상대를 섬멸하는 전략이 아니라 항구적인 평화 건설의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남북한이 해야 할 일은 어느 강대국의 논리에도 휘둘리지 않는 어느 정도의 자주적인 평화공존 메커니즘을 구축하는 것이다.


자주라고 해서 주변국과 결별한 상태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남북한이 직접 만나 상호 평화공존을 약속하고 이것을 남북한이 주변국에 설명해 동의를 얻어 내는 것이다. 주변 국가들과의 관계를 탄탄한 우호의 반석 위에 올려놓아야 그 연장선상에서 대북정책의 성공이 가능할 것이다. 우선 북한의 추가적 핵개발을 막고 전쟁 등 심각한 안보위기를 피할 수 있는 신뢰구축 방안부터 논의해야 한다. 북한을 향해 분노하고 규탄하고 압박하는 것만으로는 해답이 나오기 어렵다. 이제는 정책적 합리성과 실리를 우선시하는 대북 정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모색해야 할 때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