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한국도 올리나요?", "한국경제는 어떻게 되나요?" 요즘 이런 질문을 많이 받는다. 미국은 지난 14일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인상했다. 또한 내년 한 해 동안 기준금리를 3회 인상할 계획을 발표했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 소식에 세상이 주목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대중들에게는 상당한 오해와 의문이 있고, 충분한 답변이 필요하다.
기준금리에 관한 대중들의 많은 오해 중 한 가지는 '미국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도널드 트럼프의 정책 기조를 반영한 것'으로 보고 있다는 점이다. 대답은 "아니오"이다. 오히려 트럼프는 저금리를 선호한다. 트럼프는 기업들의 적극적인 투자를 유치하고, 강력한 보호무역조치를 동원해 신흥국으로 간 제조업을 다시 미국으로 들이고자 한다. 트럼프의 주된 정책 기조는 경기를 부양시켜 일자리를 늘리는 데 있다. 따라서 트럼프는 당연히 저금리를 선호한다.
더욱 중요한 것은 독립성(independence) 이다. 예컨대, 축제를 개최하는 주최자가 있지만, 인사사고 발생에 대비하는 경찰의 역할이 있다. 경기부양을 위한 각종 정책을 활용하는 정부가 있지만, 물가 안정과 버블(거품) 위험성을 조절하는 중앙은행의 역할이 있는 것이다. 중앙은행은 법에 기초해 엄격히 독립성을 가진다.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재닛 옐런 의장이 "의회에서 독립성을 부여받은 연준은 트럼프 신정부의 정책을 미리 예상하거나 트럼프 당선인에게 정책적 조언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힌 게 이런 논리를 뒷받침한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한국도 올리는가? 많은 대중들이 가지고 있는 두 번째 의문이다. 역시 대답은 "아니오"이다.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것은 경기를 부양시키기 위함이요, 인상하는 것은 경기가 부양됐다는 확신이다. 미국은 미국 경제 여건을 진단해 기준금리를 인상한 것이고, 한국은 한국의 여건을 판단해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최근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017년 한국 경제성장률을 2.7%에서 2.4%로 하향조정했고, 주요 민간 경제 연구원들도 2%대 초반까지 내려 잡았다. 추가로 경기를 부양시키는 데 초점을 두어야 할 시점이다. 2015년 12월에도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했지만, 한국은 그 후로 한 차례 인하했다는 사실도은 좋은 근거가 된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은 한국경제에 어떠한 영향을 줄 것인가? 첫째, 대내외 금리차 경로이다. 달러화의 가치가 상승함에 따라 한국으로 투자된 자금이 유출될 수 있다. 국내 주식·부동산 시장에는 좋지 못한 신호로 작용한다. 둘째, 수출 경로이다. 신흥국의 자금유출이 가속화하고, 외환위기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 실제로 2015년 미국 기준금리가 한 차례 인상됐는데도 자금유출이 크게 발생했다. 아시아 신흥국에 수출의 40% 이상을 의존하고 있는 한국의 수출에는 비상등이 켜졌다. 셋째는 환율 경로다. 상대적으로 원화가치가 하락하고, 미국 소비 경기가 회복됨에 따라 미국 수출에는 다소 긍정적일 수 있다.
위기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트럼프 집권과 보호무역주의 등 대외 불확실성과 함께, 정치 불안정, 산업 구조조정 등 내부 리스크가 공존한다. 신흥국 위기 발생 등에 대처해 수출 대상국을 다변화 하는 노력이 요구된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거시변수들의 급변동에도 대비해야 한다. 상황대처 능력이 떨어지는 중소기업들이 위기에 대응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일도 시급하다. 불확실성이 높아졌을지라도, 불확실성을 관리하는 능력은 더 높아져야만 한다.
한양대 국제학대학원 김광석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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