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사·증권사 오보 소동
[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여신금융협회 산하 여신금융연구소가 통계 숫자를 잘못 집계하는 바람에 어이없는 오보를 초래했다.
사연은 이렇다. 지난 27일 연구소는 ‘2016년 11월 카드 승인 실적 분석 보고서’를 발표했다. 그중 홈쇼핑 업종에 대한 카드 승인 실적이 지난해 같은 달(4144억원)에 비해 2625억원(63.3%)이나 감소한 1519억원이라고 발표했다. 그 이유로 “탄핵 등 정치적 이슈로 뉴스 시청이 증가하면서 홈쇼핑채널이 영향을 받았다”고 분석했다. 거의 모든 언론들이 이 자료를 토대로 기사를 썼다. 하지만 반나절도 안돼 이같은 통계는 오류임이 드러났다.
홈쇼핑 업체들은 연간 매출액이 3조원이 넘는 회사가 3~4군데가 넘는데 어떻게 전체 홈쇼핑 업종 한 달 카드 승인 실적이 1519억원에 불과하냐며 협회에 확인을 요청했다.
협회의 진상 조사 결과, 보고서에 나온 홈쇼핑 업종에는 ns홈쇼핑과 공영홈쇼핑, 기타 중소형 TV홈쇼핑 업체들의 카드 승인 실적만 잡힌 것으로 확인됐다. CJ오쇼핑, GS홈쇼핑, 현대홈쇼핑 등 대형 업체들의 실적은 포함돼 있지 않았다. 협회는 이들 업체는 인터넷 상거래업종으로 분류돼 있어 홈쇼핑 업종 통계에서 빠졌다고 해명했다. “뉴스 시청이 늘어 홈쇼핑업체들이 고객을 뺏겼다”는 분석도 당연히 잘못된 해석이었다.
통계 오류 해프닝은 자본시장으로까지 불똥이 튀었다. HMC투자증권은 여신협회의 자료를 인용한 28일자 리포트에서 “최근 탄핵 정국으로 TV홈쇼핑업체 실적 타격이 우려된다”며 GS홈쇼핑의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 목표치를 하향하고, 목표주가도 종전 26만원에서 23만원으로 낮췄다. 역시 잘못된 통계를 기반으로 한 분석 보고서였다. 통계수치 오류가 주가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 것.
연구소는 2013년 2월부터 이 보고서를 발표해 왔다. 카드사용액에 대한 통계를 자세하게 집계하는 거의 유일한 기관이라 신뢰가 높았는데 이같은 신뢰가 하루아침에 무너지게 생겼다. 연구소는 발표하는 보고서를 매번 홈페이지에 게시하는데 현재 이 보고서는 올라와 있지 않은 상태다.
김민영 기자 my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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