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證 노조 "직원 폭행 간부에 소송 제기"…사측 "조사중"

노조 "회사가 묵인한 부당노동행위 혐의 당사자에 법적 대응 예정"…사측 "묵인한 적 없으며 조사 후 합당한 조치 취할 것"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NH투자증권 간부들이 술자리에서 직원들을 폭행하고 회사측은 이를 묵인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회사 노동조합이 해당 간부들을 상대로 법적 소송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회사측은 이 사건을 묵인한 적이 없으며 향후 사실관계를 철저히 조사한 후 인사조치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 노조는 지방 소재 모 지점에서 근무하는 S지점장과 본사에서 근무중인 K부서장을 상대로 부당노동행위 혐의 등을 이유로 법적 소송을 진행할 계획이다.

NH투자증권 노조 관계자는 "2명의 간부는 직원들을 폭행하거나 모욕을 일삼았고 회사측은 이 사실을 알고서도 징계 조치하지 않았다"며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법적 소송을 진행할 계획이며 노조 차원에서 구체적인 일정과 내용을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제가 된 S지점장은 올초 본부 임원들, 다수의 직원들이 모여 있는 가운데 한 직원을 수차례나 강제로 무릎 꿇린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임직원들은 별다른 조치 없이 이 상황을 넘어갔다고 노조는 주장했다. 이 지점장은 평소에도 직원들에게 욕설을 사용하는 등 논란을 일으켜 온 것으로 알려졌다.

본사 소속 K부서장도 최근 1년동안 직원들을 술자리에서 폭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음주 후 직원들의 머리를 수차례 폭행하고 휴대폰을 이용해 뺨을 때리거나 구둣발로 정강이를 차는 등 폭행의 수위 또한 높았다는 게 노조의 설명이다.

노조는 문제가 된 지점장과 부서장에 대해 수차례에 걸쳐 회사에 인사 문제를 제기하고 경고조치했지만 회사는 이를 묵인했다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S지점장은 유임됐고 K부서장도 보직을 유지한 채 부서만 이동했다는 설명이다.

노조 관계자는 "해당 부장과 점장에 대해 보직해임을 사측에 수차례 요구했지만 경영진은 점포 실적, 대체인력 불가 등을 사유로 이들에게 면죄부를 줬다"며 "노조는 직원들에게 폭행 또는 위력을 행사한 부장, 점장에게 법적 조치를 취하고전국사무금융노조, 사무금융연맹, 금융노동조합에도 이 사실을 알려 해당 부장과 점장의 향후 금융권 취업에 불이익을 받게 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회사측은 이 사건을 묵인한 적이 없으며 사실관계를 파악할 시간이 필요했고, 향후 철저한 조사를 통해 조치를 취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노조가 이달 중순 일부 부·점장에 대해 조직관리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며 공식적으로 보직해임을 요구해 왔다"며 "이에 따라 가능한 빠른 시간 내에 인사면담 또는 감사를 실시해 사실관계를 파악한 후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윤리위원회 회부 등 응당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통보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사자들이 부인하고 있는 상황에서 부·점장 인사를 며칠 앞둔 시점에서 보직해임 여부를 판단할 물리적인 시간이 부족했다"며 "회사는 그 동안 리더십에 문제가 있는 부·점장에 대해 지속적으로 인사조치를 해 왔고 이번 사안에 대해서도 엄정한 조사를 통해 사실관계를 밝힌 후 그에 합당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