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사상 최초로 8체급을 석권한 필리핀의 복싱 영웅 매니 파퀴아오(38)가 방한했다.
파퀴아오는 23일 새벽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뒤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크리스마스 연휴를 가족과 함께 한국에서 보내기 위해 첫 방한길에 오른 파퀴아오는 24~25일 팬 사인회 및 자선 바자회 일정을 소화한다.
파퀴아오는 "가족과 함께 눈을 보고 싶어서 한국을 찾았다"면서 "한국은 정말 추운 것 같다"고 했다.
파퀴아오는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복서다. 아마추어 시절 60승 4패라는 경이로운 성적을 거둔 파키아오는 1995년 프로에 입문해 플라이급(52㎏급)부터 슈퍼웰터급(70㎏)까지 8체급을 석권했다. 여덟 체급 석권은 사상 최초이자 유일한 기록이다. 파퀴아오는 왼손잡이면서도 통산 59승(6패 2무) 가운데 KO승이 64%(38KO)에 이른다. 필리핀에서는 복싱을 넘어 국민적인 영웅이기도 하다.
파퀴아오는 지난해 5월 '무패 복서'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39ㆍ미국)와 '세기의 대결'로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판정패했지만 파키아오는 이후 티모시 브래들리와 제시 바르가스를 연파하며 여전히 세계 최정상급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파퀴아오는 메이웨더가 은퇴하면서 가능성이 희박해진 재대결 여부에 대해 "아직 어떤 협상도 진행되지 않았지만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 만약 재대결이 성사된다면 싸우고 싶다"며 "현재로써는 내가 소화해야 할 일정이 너무 많다"고 했다.
그는 대통령 출마 여부에 대해서는 "지금은 대통령으로 나갈 준비가 안 돼 있다"며 "또 복싱 선수로서의 삶을 즐기고 있다. 상원의원으로서의 임무도 막중하다"고 했다.
그는 자신의 성공 비결로 철저한 자기관리와 열정을 꼽았다. 복싱에 대한 열정은 자신이 지난 4월에 선언한 은퇴를 번복하고 다시 링에 오른 주된 이유였다고도 했다.
파퀴아오는 배우 김보성을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지난 10일에 벌어진 김보성의 종합격투기 데뷔전 영상을 보고 큰 감명을 받았다고 한다. 김보성이 이미 왼쪽 눈이 거의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자선경기에 나섰다는 후문을 전해 들은 파퀴아오는 이번 방문 일정에 김보성과 만남도 추가했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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