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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터삶터] 떡국과 오방색 그리고 공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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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터삶터] 떡국과 오방색 그리고 공화 최강문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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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국.
새해 새날이 오면 떡국을 먹을 것이다. 방앗간에서 매끈하게 뽑아낸 가래떡을 버들잎 모양으로 얇게 썰어 찬물에 재워 두고, 참기름과 묽은 간장으로 양념한 고기 장국이 끓어오르면 물기를 찌운 떡을 넣어 한소끔 더 끓인 다음 고명을 얹을 것이다. 어슷하니 바투 자른 파와 채 썬 당근, 달걀과 볶은 소고기. 하여 백설 같이 흰 떡국은 푸른색과 붉은색, 노랑과 검정의 고명으로 알록달록 맛깔나게 꾸며질 것이다.


어쩌면 아이들은 색동저고리를 입고서 고궁을 뛰어놀 것이다. 오래된 궁궐의 멋들어진 기와 처마의 단청을 볼 것이다. 청색, 적색, 황색, 흑색 그리고 백색. 어쩌면 고궁을 거니는 사람들의 옷차림도 단청과 어우러질 것이다. 푸르고 붉고 누렇거나 검은, 때론 흰 옷의 사람들. 우리 민족의 전통 색상인 오방색은 이렇게 새해 새날 우리에게 다가와 어우러질 것이다.

오방색.
어쩌다 박근혜 정부 국정 농단의 주술적 상징처럼 되어 버렸지만, 오방색은 본디 우리 민족의 색깔이고, 곧 우리 전통의 뿌리로 되돌아 올 것이다. 인과 의, 예, 지, 신, 우리 민족의 성품과 기상을 상징하는, 동서남북과 중앙을 상징하는, 사계절을 상징하는, 우리의 오장육부를 두루 상징하는 오방이 조화를 이루어, 서로의 차이를 이겨내고 모두 하나 되는 공화로 자리 잡아 갈 것이다.


공화.
유신 독재 시절의 정당 공화당 때문에 나쁜 선입견을 갖게 되는 단어였지만, 원래 공화의 의미는 우리 피부에 와 닿는 이상으로 따스하고 포근할 것이다. 모든 시민이 공동체에 적극 참여하며, 공동체 또한 어느 시민도 배제하지 않는 세상, 모두가 함께 권리와 혜택을 누리는 세상. 공화가 꿈꾸는 세상은 그러할 것이다.

무릇 공화에 대한 자부심은 근대 사회의 큰 유산 중 하나일 것이다. 백성의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면서 곳곳에서 공화의 깃발이 높이 솟아올랐을 것이다. 왕정에 맞선 공화주의 기치를 매섭게 드러내었을 것이다. 18세기 프랑스혁명 당시 혁명군이 파리에 입성하면서 불렀던 프랑스 국가 「라 마르세예즈」의 ‘우리 땅에서 폭정은 추방되었다 / 프랑스인들에게 이제 왕들은 없다 / 공화국이여 영원하라!’ 가사처럼!


비단 왕이 통치하는 군주제에 대한 반대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키스할 때 코를 어디에 두어야 할지 모르겠어요”라는 잉그리드 버그만의 명대사로 유명한 영화 『누구를 이하여 종을 울리나』 또한 1937년 파시스트에 맞서 공화정부를 지키려 한 스페인 내전 이야기일 것이다. 이보다 앞선 1919년 4월13일 중국 상하이에서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세운 선열들 또한 독립된 대한민국의 정치체제로서 국민 주권에 기초한 민주공화정을 분명히 밝혔을 것이다. 그렇게 파시스트의 도발과 제국주의 침략에 맞서는 고난의 역사 속에서 모두가 어우러지는 세상을 향한 공화의 꿈은 한 걸음 한 걸음 우리 곁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낡은 지배질서를 부수고, 모두가 어우러지는 새로운 대동세상 공화를 좇아 여기까지 왔을 것이다.


그리하여 새해 새날 오방색 떡국 상에 둘러앉아 우리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의 의미를 되뇌고 또 되새길 것이다.


최강문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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