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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강제수사 첫 타깃, 박근혜-이재용 ‘뒷거래’ 정조준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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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판식 당일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보건복지부 연금정책국 등 전격 압수수색
박영수 특검 “법과 원칙 따라, 치우침 없이 올바른 수사”

[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 정현진 기자]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진상 규명을 위한 70일 강행군에 돌입했다. 현 정권의 치부, 이를 옹호·지탱한 기반과 편승세력을 찾는 데 최장 100일, 시간과의 싸움이다.


특검팀은 21일 오전 9시 서울 강남구 대치동 사무실에서 현판식을 갖고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박 특검은 “국민의 뜻을 잘 읽고, 법과 원칙에 따라서 어느 한 쪽에 치우침이 없이 올바른 수사를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 속전속결, 간판 내걸자마자 박근혜 ‘뇌물죄’ 집중포화
핵심 수사대상은 박근혜 대통령과 재계의 뒷거래 의혹을 겨냥한 ‘뇌물죄’ 규명이다. 앞서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재단 출연 및 비선실세 특혜가 대통령의 권한·지위에 기댄 강요의 결과라고 보고 직권남용 및 강요 혐의를 적용했다. 국가원수이자 행정수반인 대통령이 비자발적으로 설립된 두 재단에 출연의무를 강제함으로써 재계를 갈취했다는 논리다.


그러나 경영승계 지원사격, 면세점 사업권, 총수사면 등 부정청탁과 비선실세 지원을 맞교환한 정황이 불거졌다. 이에 특검팀은 검찰 논리 구성에 구애받지 않고 원점부터 재수사해 각종 이권전횡이 ‘정경유착’의 결과로 입증되면 박 대통령에 대해 제3자뇌물수수 혐의를 적용할 방침이다.

가장 주목받는 것은 미르·K스포츠재단에 국내 대기업집단 가운데 가장 많은 204억원을 댄 삼성이 박 대통령과 직거래한 내역이 있는지, 최씨 일가에 대한 최소 50억원대 특혜지원이 그가 ‘비선실세’임을 알고 이뤄진 것인지 여부다.


삼성전자가 작년 8월 최씨 소유 독일법인 코레스포츠(현 비덱스포츠)와 승마선수 지원 명목 200억원대 계약서를 작성한 사실이 공개됐다.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승계 구도 핵심 난제 중 하나인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지분) 확보 갈증을 풀어 준 국민연금의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찬성에 권력의 입김이 닿았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겨냥 전격 압수수색
당장 특검팀 공식 수사 첫 행보도 이에 집중됐다. 특검팀은 이날 오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입주한 서울 논현동 강남사옥, 보건복지부 연금정책국 등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앞서 검찰 특수본도 지난달 23일 삼성그룹 미래전략실과 더불어 국민연금 강남사옥을 압수수색한 바 있다. 특검은 당시 의사결정 과정에 있었던 홍완선 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을 비롯해 최광 당시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등을 차례로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특검팀이 파견검사 주포 윤석열 수석검사, 한동훈 부장을 뇌물죄 수사에 배치하고, 공식 수사개시에 앞선 20일의 준비기간 중 장충기 미래전략실 차장(사장), 박상진 대외담당 사장 등 삼성전자 관계자를 사전 접촉한 것 역시 해당 수사가 특검 성패를 좌우할 요소로 인식한 것으로 읽힌다.


특검팀은 필요한 경우 박 대통령이 취임 이후 삼성 등 재계와 접촉한 모든 행적을 훑을 계획이다. 대통령을 겨냥한 계좌추적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재단 설립 전후로 수사 대상을 국한시키지 않는다는 의미다. 작년 7월과 올해 2월 박 대통령과 독대한 이 부회장은 국조특위 청문회에서 비선실세 최순실(구속기소)씨의 존재를 올해 초에야 알았다고 말했지만, 그 진위가 의심받고 있다.


작년 3월 삼성은 정유라 특혜 지원 의혹을 받는 대한승마협회 회장사에 올랐고, 두 달 뒤 통합삼성물산 계획을 내놨다. 박 대통령이 이 부회장 등 재계 총수 7명을 독대하며 재단 설립 지원을 당부한 건 합병안 가결 주총 일주일 뒤다. 최씨 조카 장시호(구속기소)씨가 이권을 노린 의혹을 받는 평창 동계올림픽의 조직위원회 부위원장은 이건희 회장의 둘째 사위 김재열 제일기획 사장이 맡고 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작년 5월 26일 합병계획을 발표하자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 공식 자문기관이던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을 비롯한 국내외 의결권자문기관들은 줄줄이 반대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지분이 전무했던 삼성물산의 가치를 저평가해 총수일가는 득을 보고, 일반 주주는 물론 2대 주주 지위에 있던 국민연금(당시 지분율 11.21%)조차 큰 손해를 보게 된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7월 10일 홍완선 전 본부장 등 내부인사만 참여한 투자위원회를 거쳐 3시간 반 만에 찬성으로 결론냈다. 결국 같은달 17일 합병계약 승인을 위한 임시 주주총회에서 국민연금이 찬성표를 던지며 찬성률 69.53%로 가결돼 통합 삼성물산은 실질적인 지주사로 자리매김했다.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는 국민연금기금운용규정 및 시행규칙, 국민연금기금 의결권 행사지침 등에 따르도록 되어있다. 국민연금이 자체적으로 의결권 행사 방향을 정하기 곤란할 경우 외부 민간 전문가 그룹으로 꾸려진 보건복지부 산하 의결권행사 전문위원회가 이를 대신한다. 투자위 결정 당시 국민연금의 보유 지분가치는 당일 종가기준 삼성물산(지분율 11.61%) 1조1676억원, 제일모직(5.04%) 1조2100억원으로 제일모직 비중이 더 컸다.


◆ 김기춘·우병우, 문고리3인방, 의료농단···청와대 압수수색 관심
검찰 수사가 미진했던 김기춘 전 비서실장, 우병우 전 민정수석 등 청와대 핵심 관계자들에 대한 수사, 세월호 7시간 의혹과 맞닿은 의료농단 의혹도 특검이 풀어야 할 핵심 과제다. 이와 관련 특검팀은 일찌감치 청와대 압수수색이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영장 집행을 위한 법리 구성 묘수를 찾는 데 골몰하고 있다.


사정(司正)권을 거머쥐고 박 대통령과 비선실세의 비위를 묵인·방조, 비호한 의혹을 받는 민정수석실, 최순실(구속기소)씨나 비선의사 김영재 부부 등이 청와대를 제집처럼 드나들게 방치한 청와대 경호실 및 산하 의무실, 그리고 모든 의혹의 실마리를 쥔 주인공 박 대통령의 집무실·관저 등이 대상지로 거론된다.


형사소송법상 공무원 등이 소지·보관한 물건이 직무상 비밀에 관한 것일 경우 해당 관공서의 승낙 없이는 압수수색을 집행할 수 없다. 다만 승낙을 거부하려면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해하는 경우라야만 한다. 법조계는 비선실세와 측근들이 맘대로 드나든 공간이 ‘보안’상의 이유로 집행을 거부할 명분이 없다는 견해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특검팀도 보안 필요성에 따라 장소를 선별하고 목적물을 세분해 영장을 청구하는 방안 등 방어논리를 깰 묘수를 찾는데 공을 들여왔다.


김 전 실장은 문체부 인사는 물론 변호사 징계 개입 등 헌정유린의 기획자로 지목됐다. 우 전 수석의 경우 2014년 민정비서관 재직 당시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방해한 의혹이 제기됐다. 특검팀은 구속기소된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을 제외한 나머지 청와대 ‘문고리 3인방’ 안봉근 전 국정홍보비서관,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의 비위 여부도 주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 관계자는 “제기된 의혹을 검토해 특검법상 수사대상에 포함되면 직접 형사입건해 수사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정준영 기자 foxfury@asiae.co.kr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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