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피혜림 인턴기자] "용서해 주십시오.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지난 10월 국민을 향해 사죄하던 최순실이 돌연 얼굴을 바꿨다.
19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최순실씨의 첫 번째 재판에서 최씨는 재판장이 검찰 공소사실에 대한 의견을 묻자 "독일에서 왔을 때 어떤 죄든 달게 받겠다고 했었는데, 이제 정확한 걸 밝혀야 할 것 같다"며 대통령과 공모한 혐의 등 자신에게 적용된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
지난 16일 박근혜 대통령 또한 헌법재판소 답변서를 통해 혐의를 부인한 바 있다. 박 대통령은 답변서를 통해 최씨는 '키친 캐비닛'이라며 공무상비밀누설죄는 아니라고 주장했다. 키친 캐비닛은 사적인 이해나 정치 관계로 얽혀있지 않으면서도 여론을 전달하는 대통령의 가까운 지인이나 친구들을 가리키는 말.
일각에선 '사죄'에서 '부인'으로 태세를 전환한 두 사람의 모습은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적 생명을 연장시키기 위한 계획이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혐의를 부인해 특검 수사와 탄핵심판 전체의 신뢰도를 흔들고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심리 기간을 늘리려 한다는 것.
한편 재판에 출석하지 않은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은 공무상 비밀 누설 등의 혐의를 대체로 인정했고 안종범 전 수석은 "대통령의 이야기를 전달했을 뿐"이라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혜림 인턴기자 pihyer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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