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노미란 기자] 원자력 발전소 수출에 열을 올리고 있는 일본 정부가 해외 원전 건설에 필요한 자금까지 마련하기 위해 나섰다.
14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국제협력은행(JBIC)과 일본정책투자은행이 영국 정부로부터 원전 건설 운영을 위탁받은 히타치의 영국 자회사에 1조엔규모를 투·융자할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일본무역보험(NEXI)이 신용보증범위를 설정하고, 일본의 대형은행과 HSBC 등의 투자를 유치하는 방식이 될 전망이다.
자금 지원 대상은 히타치 산하의 호라이즌 뉴클리어 파워가 영국 중부에 건설할 예정인 원전 2기다. 총사업비는 약 190억파운드로 추산되며, 이중 히타치가 10%, 영국 정부가 25% 이상을 부담할 것으로 보인다.
원전 수출은 아베 정부의 경제 성장 전략 중 하나로 추진돼왔다. 그러나 일본 정부가 자금 지원까지 나선 것은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원전에 호의적인 테리사 메이 총리 내각 출범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카메론 전 총리가 지난해 중국 원자로를 도입하려던 계획을 연기하는 등 신중한 자세를 보인 것과는 달리 메이 총리는 원전 건설에 호의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다만 원전 안전에 대한 우려가 완전히 가시지 않은 가운데 안정적인 자금 지원이 원전 건설로 매끄럽게 이어질지는 의문이다. 최근 베트남이 원전 건설 계획을 백지화했고, 영국이 중국산 원자로 수입 시기를 연기하는 등 원전을 둘러싼 회의론이 팽배한 상태다.
양국은 이날 장관급 회의를 열고 상호 협력 관계를 재확인하는 자리를 갖을 예정이다. 아소 다로 일본 부총리 겸 재무장관과 필립 하몬드 영국 재무장관은 올해 안에 장관급 회의를 개최해 원전 분야의 협력을 도모한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노미란 기자 asiar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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