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피혜림 인턴기자] 14일 JTBC '말하는대로'에 출연한 정의당 심상정 대표가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와 만났던 일화를 떠올리며 여론의 위력을 전했다.
길거리 버스킹에 나선 심 대표는 "오늘은 대통령 얘기는 안 하려고 해요. 유희열씨, 하하씨 걱정하지 마세요"라는 말로 이야기를 시작해 웃음을 안겼다.
심 대표는 2012년 10월 의원실에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를 만났을 때를 떠올리며 "그 모습이 너무 충격적이었다"고 밝혔다. 휠체어를 탄 남자아이와 어머니가 방문했는데 휠체어 옆엔 아이 코와 목으로 연결된 큰 산소통이 있었던 것.
심 대표는 "엄마가 저를 보더니 '의원님 저희 도와주세요. 우리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에요'라는 말을 하는데 3분, 5분이 걸렸다"며 "엄마가 잔기침 때문에 2초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가습기 살균제 사망자 중에 제일 많은 게 아이들"이라며 "아이들 알뜰살뜰 챙기는 엄마들 정성 때문에 가습기 살균제를 썼으나 그 가습기 살균제로 내 아이를 피해자로 만들었기 때문에 내가 내 자식을 죽였다는 죄책감에 평생 시달린다"고 덧붙였다.
심 대표는 가습기 살균제 문제는 국가와 기업이 서로 책임을 떠넘겨 몇 년간 해결이 안됐으나 국회에서 구제 특별 결의안을 통과시키고 피해자들이 기자회견과 항의 방문을 하자 여론이 들끓으며 수면 위로 떠올랐다고 상황을 밝혔다.
또 "여론이 들끓으면 누가 움직입니까? 정치권이죠. 정치권은 표를 먹고 사니까"라며 여론의 목소리에 국회가 국정조사에 나섰고 법원은 배상판결을 내렸다고 했다.
이후 심 대표는 "이 과정을 보면서 중요한 걸 발견했어요.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이 그 엄청난 고통을 겪으면서도 끝까지 집요하게 국가의 의미와 정치의 존재 이유를 묻고 다녔고 그게 결국 여론을 이끌었다"며 냄비근성에 국민성을 비유하는 걸 인용해 "냄비 우습게 보면 덴다"고 덧붙였다.
피혜림 인턴기자 pihyer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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