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오르면 유가하락 하지만 이번엔 달라
시장은 이미 금리 상승 효과 선반영
트럼프·OPEC 감산 합의로 영향 제한적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국내 정유사들은 미국 금리 인상이 주는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 판단하고 있다. 통상 금리가 오르면 유가 하락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이미 금리인상 예고 이후 시장이 먼저 영향을 반영한데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감산에 합의했고, 미국에선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가 자원 개발을 약속했다. 이런 환경 속에서 금리 인상으로 큰 타격은 없을 것이란 예상이다.
15일 한 정유업계 관계자는 "금리인상으로 유가는 떨어지고 달러 가치가 오르면 우리나라 정유사들이 원유를 들여오는 가격은 비싸진다. 그러나 한국이 수출하는 국가들은 개발도상국들이 주로 많아 원유 가격이 비싸지는 만큼 제품 가격을 올려서 팔수도 없다"며 "수입하는 국가들에서도 석유 수요가 줄어 정유사들 마진이 나빠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미 환율이 금리 인상 효과를 먼저 반영해 이런 영향은 극히 미미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다른 정유업계 관계자 역시 "달러강세가 이어질 것이고, 유가는 상대적으로 약세로 가는 게 일반적인 이야기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다"며 "OPEC감산 협의로 유가 하락 효과를 상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미국의 셰일업체들도 은행에 개발 비용을 빌리기 때문에 금리 인상이 영향을 받을 수 있겠지만, 대통령 당선자가 개발 붐을 공약한 트럼프인데다 유가까지 계속 오르고 있어서 별다른 영향을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바이유, 서부텍사스유, 북해산 브렌트유는 지난 11월 OPEC감산 합의 이후 50달러 대에 안착했다. 유가가 올라 정유사들은 한 두달 전 싸게 산 원유로 정제한 휘발유·경유 등 석유제품을 비싸게 팔아 4분기 재고평가이익을 크게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를 포함한 정유 4사는 올해 사상 최대 영업이익 7조원을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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