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이노베이션센터 명칭 '삼성 넥스트'로 변경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삼성전자가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투자ㆍ육성 활동을 '삼성 넥스트(Next)'로 통합해 진행한다. 글로벌 이노베이션센터(GIC), 삼성 액셀러레이터 등으로 산재해 있던 기능의 브랜드를 통일해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조치다.
14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스타트업 투자ㆍ육성 프로그램을 '삼성 넥스트'라는 이름으로 통합하기로 결정하고 관련 작업을 진행 중이다.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투자 조직인 글로벌이노베이션 홈페이지를 개편하고 있으며, 글로벌이노베이션 공식 페이스북 등도 '삼성 넥스트'라는 이름으로 변경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유망한 스타트업들을 방문해 어떤 투자를 하는지 등을 설명하고 기술협업을 제안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부분을 더 수월하게 하기 위한 것"이라며 "'삼성이 미래기술에 투자한다'는 이미지를 확실하게 전달하는 데 초점을 맞춰 브랜드명을 확정했다"고 설명했다.
삼성 넥스트라는 브랜드명 옆에는 'Build, Grow, Scale'이라는 설명을 달았다. 파트너들의 아이디어를 제품으로 현실화 할 수 있도록 만들고(Build), 제품은 사업으로 키워내고(Grow), 삼성의 생태계로 넣을 수 있도록 규모를 늘리겠다(Scale)는 뜻이다.
삼성 넥스트의 대표적 조직인 GIC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와 실리콘밸리에서 삼성전자의 인수합병(M&A)을 주도하는 조직으로 2013년 설립됐다. 데이비드 은 사장이 이 조직을 진두지휘하는데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도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GIC에서 인수합병(M&A)을 주도해 성공한 사례도 늘고 있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간편결제 서비스 '삼성페이'의 원천기술을 갖고 있는 루프페이도 GIC가 주도해 인수했으며, 사물인터넷 플랫폼인 스마트싱스 역시 GIC가 발굴해 인수했다.
삼성 넥스트라는 명칭이 사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삼성전자는 이미 지난 8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에 세트부문 신기술ㆍ벤처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지주회사 '삼성 넥스트(Samsung Next LLC)'를 세웠다. 이 지주회사 산하의 '삼성넥스트 펀드'를 통해 각종 신기술과 벤처기업 투자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투자를 위한 회사도 설립된 만큼, GIC 조직과 명칭을 통일하는 것이 더 간결하다는 것으로 판단한 셈이다. 삼성전자는 "삼성넥스트는 GIC 주도로 세트 부문의 기술 혁신 및 스타트업과의 협력, 투자를 위해 조성한 펀드의 지주회사"라며 "앞으로 삼성넥스트펀드 등에 자금을 출자하면 GIC가 직접 현지 기업 및 기술을 살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지난 9월 이스라엘에 설립한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의 명칭 역시 '삼성 넥스트 텔아비브' 였다. 삼성 넥스트 텔아비브는 현지 스타트업이 편하게 일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등 스타트업 생태계 확장 지원을 위한 거점 역할을 한다. 삼성전자가 GIC를 설립한 지 3년을 넘기면서 좀 더 체계적으로 스타트업 투자 프로그램을 갖춰나가자 업계도 기대하는 분위기다. 스타트업 업계 관계자는 "스타트업들은 결국 본인들의 기술과 아이디어를 '현실화'하고자 하는 꿈이 있다"며 "삼성과 같은 대규모 제조업체가 지원해주면 본인들의 아이디어를 실제로 사업화할 수 있어 반기는 사람들이 많다"고 전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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