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결서 靑도착 즉시 정지…참모진 보고는 가능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9일 오후 국회에서 가결되면 탄핵소추 의결서가 청와대로 도착하는 순간부터 박 대통령의 직무는 정지된다. 이후에는 헌법재판소의 판결에 따라 박 대통령의 운명은 또 다시 결정될 전망이다. 다만 대통령 신분은 유지되며 대통령 권한은 황교안 국무총리가 대행하게 된다.
대통령 권한정지의 근거는 ‘탄핵 소추의 의결을 받은 자는 탄핵 심판이 있을 때까지 그 권한 행사가 정지된다’고 규정한 헌법 65조3항이다. 또 헌법 71조에는 ‘대통령이 궐위되거나 사고로 인하여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때에는 국무총리, 법률(정부조직법 12조)이 정한 국무위원의 순서로 그 권한을 대행한다’고 돼 있다. 따라서 국가원수이자 행정부 수반으로서 대통령의 모든 권한은 황 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로 맡게 된다.
헌법에 따르면 대통령은 외교, 국방, 통일 등 국가안위에 관한 중요정책을 국민투표에 부치며 조약 체결·비준, 외교 사절 신임·접수·파견, 국군통수권, 대통령령 제정권, 긴급조치권, 계엄선포권, 공무원 임면권, 사면권, 영전 수여권, 국회 출석권 등의 권한을 갖는다.
탄핵안이 가결된다면 박 대통령은 이러한 권한을 행사할 수 없다. 직무대행을 맡는 황 총리는 가능하다.
하지만 이 역시 쉽지 않다는 견해가 많다. 야당이 국무총리의 대통령 권한은 최소한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고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 당시 사례를 보더라도 권한대행은 현행체제를 유지하는 수준에서 행사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박 대통령은 청와대 참모진의 보고 등을 받는 것은 가능할 전망이다. 공식적인 보고 절차는 노 대통령 탄핵 때도 논란이 됐지만 당시 직무대행인 고건 총리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사항은 대통령이 계속 파악할 수 있도록 해드릴 것"을 지시하면서 가능했다.
탄핵이 되더라도 박 대통령의 신분은 유지된다. 이에 따라 탄핵심판 결론이 내려질 때까지 청와대 관저를 그대로 이용할 수 있고 경호와 의전, ‘대통령 박근혜' 호칭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대통령이 청와대 집무실을 이용할 수 있느냐에 대해서는 정확한 규정이 없지만 ‘집무’를 하지 않는다면 가능하다는 의견이 많다.
또 헌재 결정에 따라 박 대통령 탄핵이 최종 확정될 경우 박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 예우법'에 따른 혜택을 대부분 받지 못하게 된다.
정상적으로 퇴임할 경우 연금, 비서관ㆍ운전기사 지원, 무료진료 등의 예우 조치가 이뤄지는데 탄핵으로 물러날 경우에는 경호 외 다른 혜택은 박탈된다.
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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