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권성회 기자]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국회 표결을 하루 앞둔 8일 '황교안 테마주'들이 급등세를 보였다. 금융당국이 "테마주 등 이상 급등 종목에 대한 집중관리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발표한 지 이틀만이다.
지난 6일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 등은 '테마주 등 이상 급등 종목 신속대응을 위한 관계기관 합동세미나'를 개최했다. 2017년 대선이 있는 데다 최근 정치상황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각종 '정치테마주'들이 시장을 뒤흔들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이상 급등 종목에 대한 집중관리체계를 구축하는 등 시장혼란을 방지하고 투자자 피해를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장은 이 같은 당국의 대처를 비웃듯 움직였다. 8일 인터엠은 가격제한폭인 955원(29.89%) 오른 41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인터엠이 4000원을 넘긴 것은 지난 2000년 6월 이후 16년 6개월만이다. 이 회사는 조순구 대표가 황교안 국무총리와 같은 성균관대학교 동문이라는 이유로 증시에서 '황교안 테마주'로 분류됐다.
지난달 29일에도 인터엠은 큰 변동성을 보였다. 당시 박 대통령의 대국민 3차 담화를 앞두고 인터넷 커뮤니티 등지에서는 '박 대통령이 퇴진 의사를 밝히고 황 총리가 대통령대행을 바로 맡을 가능성이 있다'는 내용의 증권가 정보지(지라시)가 돌았다.
직전일 2840원이던 인터엠 주가는 오후 한때 3300원까지 올랐으나, 박 대통령의 담화가 끝나고 정보지의 내용이 허위로 밝혀지자 바로 급락세를 보였다. 결국 인터엠은 전날보다 14.46% 하락한 2515원에 거래를 마쳤다.
김경룡 대표가 성대 행정학과를 졸업했다는 이유로 '황교안 테마주'로 꼽히는 국일신동 역시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8일 국일신동은 전날보다 610원(13.47%) 오른 5140원에 거래를 마치면서 지난달 15일 이후 약 한 달 만에 5000원대에 재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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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당국의 테마주 대응방안 발표 이틀 만에 또다시 정치테마주가 기승을 부리면서 당국의 발표를 무색하게 만든 것이다. 그러나 결과가 좋지만은 않다. 9일 오전 9시11분 현재 인터엠은 3.86% 상승하고 있지만 국일신동은 3.31% 하락하며 5000원 밑으로 내려앉았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단기간에 급등하는 종목들까지 모두 제재를 가할 순 없다"며 "장기간 동안 시장을 왜곡시킬 수 있는 테마주들에 대해선 앞서 발표한 내용들로 확실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권성회 기자 stree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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