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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수된 印지폐 230억장, 파쇄되거나 연료로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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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소성에 라잔 前 RBI 총재 사인 지폐 값 2배로…신권 교체비용2000억루피

[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 연말을 앞둔 인도중앙은행(RBI)이 새로운 고민에 빠졌다. 화폐개혁으로 휴지조각이 돼버린 지폐 230억장을 어떻게 처리하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지난달 8일 오후 8시 30분(현지시간) TV로 생방송된 대국민 담화에서 기존 500루피(약 8600원)ㆍ1000루피 지폐를 9일 0시부터 사용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갖고 있는 500ㆍ1000루피 지폐는 연말까지 은행과 우체국에서 신권으로 교환하도록 당부했다. 이들 지폐는 통용 중인 전체 화폐의 86%를 차지했다.

이렇게 해서 회수 중인 지폐를 차곡차곡 쌓아 올리면 높이가 에베레스트산의 300배에 이른다. 한 장씩 길에 깔면 달을 다섯 번이나 왕복할 수 있는 길이가 된다.


이번 조치는 수십년만에 세계에서 가장 전격적인 화폐개혁으로 평가 받고 있다. 인도 정부는 과감한 조치라는 박수와 함께 너무 조급했다는 혹평을 함께 받고 있다. RBI는 지폐를 찍어내는 데 연간 4억달러(약 470억원)나 쓴다. 세계 조폐산업의 1.5%를 차지하는 셈이다.

회수된 印지폐 230억장, 파쇄되거나 연료로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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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수된 구권 대부분은 파쇄ㆍ매립된다. 나머지는 탄(炭)으로 만들어져 산업현장에서 쓰이거나 서진(書鎭ㆍ책장이나 종이쪽이 바람에 날리지 아니하도록 눌러두는 물건) 혹은 장신구로 탈바꿈한다.


인도에서 소비지출 결제의 98%가 현금으로 이뤄진다. 화폐가 손을 많이 타는 것이다. 따라서 RBI는 해마다 유통 중인 화폐 가운데 75%를 회수한다.


구권 중 일부는 이번 회수 조치에도 살아남을 듯하다. 인도 정부가 사용을 금했으니 앞으로 희귀해질 게 뻔해 소장하려 드는 이들이 많아질 것은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특히 라구람 라잔 전 RBI 총재의 사인이 들어간 구권은 뜨거운 인기를 모을 듯하다.


라잔 전 총재의 사인이 들어간 구권은 e베이 등 전자상거래 업체가 운영하는 웹사이트에서 액면가의 두 배에 거래되고 있다.


뒤가 구린 이들 가운데는 구권을 찢어 태워버리는 사람도 있다. 처벌을 피하기 위해서다. 지금까지 회수된 15조루피 규모의 구권 가운데 6조루피어치가 은행에 쌓였다. 인도 정부에 따르면 5조루피어치는 회수되지 않고 사라질 듯하다.


팔라니아판 치담바람 전 재무장관은 모디 정부의 이번 결정에 대해 비난하며 "구권을 신권으로 교체하는 데 무려 2000억루피가 소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화폐개혁 책임자인 아룬 자이틀레이 현 재무장관은 치담바람 전 장관의 추산에 대해 "너무 과장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진수 기자 comm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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