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 삼성전자가 '갤럭시S8'에 역대 최고 사양 탑재를 예고하면서 '가격 딜레마'에 빠졌다. 예상 사양을 모두 탑재하면 그만큼 원가가 상승해 시장이 납득할 수 있는 가격을 적용하는 일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갤럭시S8에 풀HD보다 4배, 2K보다 2배 더 선명한 4K 해상도의 '베젤리스(테두리가 없는) 슈퍼 아몰레드(AMO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할 것으로 보인다. 후면 메인 카메라에는 듀얼 렌즈를 적용하고 전면 셀피(본인촬영) 카메라는 800만화소로 전작 500만화소 대비 상향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스마트폰의 두뇌 격인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은 퀄컴의 최신 스냅드래곤 835 프로세서가 탑재된다. 여기에 '갤럭시노트7'에 적용됐던 홍채·지문인식 기능과 6기가바이트(GB) 램 적용도 기대되고 있다. 해외 정보기술(IT) 전문매체들은 갤럭시S8의 내장 저장 공간(메모리)은 애플 '아이폰7'과 같이 256GB까지 상향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부딪히는 문제는 원가 상승이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예상 사양이 모두 적용될 경우 갤럭시S8은 부품원가만 320달러 수준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전작인 갤럭시S7(약 250달러) 대비 70달러나 상승한 수치다. 역대 갤럭시S 시리즈의 부품 원가는 대체로 200달러 중후반대에서 책정된 바 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이 가운데 소비자 선택이 가능한 저장 공간(메모리) 부분을 조절하는 선에서 원가 맞추기에 나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황민성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제조 원가가 상승해도 판매 가격의 큰 폭 인상은 어렵다"며 "제조 원가 상승의 주범이 디스플레이, AP, 메모리라면 가격에 민감한 메모리에서 32GB, 64GB을 유지하는 대신 소비자의 SD카드 사용을 권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원가 이슈에도 불구하고 갤럭시노트7에서의 실기를 만화하기 위해 역량을 끌어 모은 제품을 선보일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갤럭시노트7의 조기 단종으로 야심차게 준비한 홍채인식 기능 등이 시장에서 널리 사용되지는 못했으나, 이미 해당 사양에 대한 기대감은 꺾인 상태이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기대치는 더 높아질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삼성전자 역시 이례적으로 출시가 석 달 이상 남은 전략 제품에 들어갈 신기술을 공식 발표하고 이를 소개하는 자리를 가지기도 했다. 비브 랩스 인수를 통해 구체화된 삼성전자의 인공지능(AI) 플랫폼에 대해 이인종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개발1실장은 "그간 시중에 나온 AI 음성인식 서비스와는 차원이 다른 서비스가 될 것"이라며 시장의 기대감을 키웠다.
한편 갤럭시노트7의 발화 원인 규명은 이르면 올해 말, 늦어도 내년 초에는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갤럭시S8 출시 전 안전성 관련 이슈를 매듭지은 후 갤럭시S8 공개 및 출시 이슈로 자연스럽게 연결 지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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