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GS그룹 오너가(家) 4세대 중 맏형인 허세홍 GS칼텍스 부사장이 내년부터 맡게 될 GS글로벌 경영과 관련해 "새로운 도전이라고 생각한다"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GS그룹 오너 4세가 언론에 본인의 입장을 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허 부사장은 30일 퇴근길에 아시아경제와 만나 "새로운 도전이라 생각하고, 열심히 일하겠다"고 밝혔다. 하루 전 GS그룹 임원 인사에서 GS글로벌 대표이사에 새로 선임된 것에 대한 소감을 묻자 이같이 답변했다.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새로운 도전이라 생각한다'고 말할 정도로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또렷한 말투와 함께 그의 목소리엔 자신감이 넘쳐났다.
허 부사장은 지난달 29일 인사로 경영 전면에 나서게 됐다. 그는 내년 1월1일부로 GS그룹 계열사인 GS글로벌의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GS그룹 오너 4세가 그룹 내 계열사 대표이사를 맡은 것은 허 부사장이 처음이다. 허 부사장은 지난 3월 GS가(家) 4세 가운데 가장 먼저 등기이사(GS칼텍스)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허 부사장이 이날 '새로운 도전'이라고 언급한 것은, 그가 맡게 될 GS글로벌이 자회사 GS엔텍의 실적 부진으로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음을 인지하고 구원 투수로서 해야 할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것임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복합화력발전소 설비 제작업체인 GS엔텍은 가스, 정유, 석화 등 전방산업 침체로 지난 몇 년간 수익성 부진이 심화됐다. 지난해 말 기준 부채총계는 5379억원으로 부채비율이 900%에 육박하며 자본잠식 우려까지 낳았다. 이에 GS는 올해 GS글로벌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식 등으로 1000억원 안팎의 자금을 긴급 지원하기도 했다. 허 부사장의 경영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고, 그가 새로운 도전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친 만큼 앞으로의 그의 행보가 주목되는 대목이다.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의 장남인 허 부사장은 1969년생으로 IBM, 셰브론 등을 거쳐 2007년 GS칼텍스 싱가포르 현지법인 부법인장(상무)을 맡으며 GS그룹에 합류했다. 싱가포르 법인장을 지낸 2009년 말 전무로 승진했고, 여수공장 생산기획 공장장 등을 역임한 후 2012년 말 정기인사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이후 석유화학사업 본부장을 맡아오다 2014년부터 윤활유사업까지 함께 이끌고 있다. 허 부사장이 맡고 있는 석유화학ㆍ윤활유 부문이 올해 GS칼텍스의 사상 최대 실적을 견인했다는 점에서 그의 경영 능력은 그룹 내에서 어느 정도 인정을 받았다.
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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