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조종사노조 내달 20일께 파업 돌입

11년 만에 파업 부활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연말연초 대목을 앞둔 대한항공이 조종사노조 파업이라는 악재를 만났다. 대한항공 조종사노조가 파업 카드를 꺼내든 것은 지난 2005년 이후 11년 만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 조종사노조는 내달 20일께 파업에 돌입한다. 대한항공 조종사노조는 2015년과 2016년 임금협상 결렬에 따라 지난 2월19일 쟁의행위를 가결한 뒤 준법투쟁을 벌여왔다.

노조측은 당초 항공기 운항속도를 늦춰 서행운행하는 '준법운항'에 나설 계획이었으나, 지난 27일 공정거래위원회의 대한항공 총수일가 일감 몰아주기 제재 결정을 계기로 투쟁수위를 높이기로 했다. 조종사노조는 내주께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을 배임죄 혐의로 검찰 고발할 예정이다.

대한항공이 조종사 파업 사태를 맞을 경우 파행 운항 등 차질이 불가피하다. 특히 파업 돌입 시기가 매출이 집중되는 연말연초 성수기 시기와 맞물리면서 실적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대한항공 노조의 파업 결의는 지난 2005년 이후 11년 만이다. 대한항공은 지난 2005년 노조가 임금협상 결렬 이후 임금인상과 경영정상화를 요구하는 장기 파업에 나서면서 매출에 큰 타격을 입은 바 있다.

당시 파업을 계기로 2006년 항공사업장을 필수공익사업장으로 지정하는 노동조합법이 개정되면서 전면 파업은 금지된 상태다. 전체 조합원의 80% 이상이 업무에 참여토록 의무화하고 있어 당장의 피해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노조 내부에서는 운항률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최소 한달 이상의 장기 파업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노조 관계자는 "파업에 참가하는 조종사 20%는 파업 기간 임금을 받을 수 없어 이번 파업으로 노조측에서는 한달에 50억원 가량의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