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9일 국립극장 KB하늘극장에서 개막
[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북한 이탈주민들의 아픔과 애환을 사실적으로 그려낸 연극 '날숨의 시간'이 올해 '탈출_날숨의 시간'으로 재탄생해서 관객들을 만난다.
극공작소 마방진의 올해 마지막 작품 '탈출_날숨의 시간'은 고선웅 연출과 마방진 배우들이 의기투합해서 선보이는 작품으로, 오는 12월9일 서울 국립극장 KB하늘극장에서 개막한다.
이번 작품은 한 달간 진행됐던 북한 이탈주민들의 인터뷰를 기초로 해 사실성을 높였다. '새 꿈을 그리며, 목숨을 건 탈출에 성공한 이들의 남한 생활은 행복한가?'라는 질문에서 작품은 출발한다. 탈북 자매인 미선과 미영의 이야기를 통해 다른 체제에 대한 적응과 상대적 빈곤, 사회적 편견과 차별 등 수많은 역경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 치는 이들의 고통을 무대에서 생생하게 그려낸다.
현실의 절망을 무대 위 해학으로 풀어내는 우리 시대의 이야기꾼 고선웅 연출은 북한이탈주민들의 이야기를 보다 사실적으로 관객에게 전달하고자 힘썼다. 특히 공연 초반 약 40분 동안 침묵 속에서 펼쳐지는 탈출 장면을 주목할 만하다. 배우들은 무대 구석구석 쉬지 않고 뛰고 돌아다니며 삼엄한 경계를 헤쳐 나가는 탈출 과정을 온몸으로 표현한다.
정통 사실주의 연극을 표방한 이번 작품은 생존을 위해 남한에 넘어왔지만 또 다른 생존과 싸워야 하는 탈북 자매의 이야기 통해 '다름'에 대한 우리 사회의 시선을 가감 없이 드러낸다. 주인공 동생 미선 역에는 2014 동아연극상 여자연기상을 수상한 양영미 배우가, 언니 미영 역에는 이지현 배우가 맡았다. 이외에도 유병훈, 이정훈, 이명행, 조영규, 김명기 배우 등 24명의 극공작소 마방진 단원이 총출동한다.
고선웅 연출은 "꿈을 이루기 위해 자유를 찾아 사선을 넘어 우리나라에 들어온 북한이탈주민들이 결국에 현실의 벽에 부딪쳐 꿈을 이루지 못하는 상황은 너무도 역설적"이라며 "작품을 통해 이들을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사회적 편견을 없애고, 이들이 사회 구성원으로 자리매김하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다"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오는 12월9일부터 25일까지 국립극장 KB하늘극장에서 공연된다.
조민서 기자 summ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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