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회, 서울 남부기술교육원 행정사무감사에서 "특혜 및 댓가성 후원 의혹" 제기
[아시아경제 기하영 기자]서울시로부터 무료 직업훈련기관을 위탁운영 중인 엘림복지회(여의도순복음교회 복지기관)가 삼성그룹 계열사를 급식업체로 선정해준 댓가로 수억원을 후원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24일 서울시의회 기획경제위원회가 개최한 서울남부기술교육원 행정사무감사에서는 이같은 내용의 질의와 해명이 벌어졌다.
남부기술교육원은 경기도 군포 소재로 서울시가 미취업 청소년 및 일반인을 대상으로 운영 중인 무료 직업훈련 기관이다. 여의도순복음교회가 1988년 250억원을 들여 조성한 후 1991년 시에 기부채납해 25년째 위탁 운영 중이다.
이날 행정감사에서는 엘림복지회가 남부기술교육원 급식업체 선정과정에서 삼성물산 자회사인 삼성웰스토리측으로부터 두 차례에 걸쳐 수억원을 후원금으로 받은 뒤 특혜를 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먼저 시 운영 기관인데도 위탁을 맡은 엘림복지회가 급식 업체 선정을 주도한 점에 대해 문제가 제기됐다.
김진철 시의원(더불어민주당·비례)은 “기술교육원은 시 운영기관인데 엘림복지회 이사들이 급식업체 선정에 참여할 자격이 있냐”고 캐물었다. 또 삼성웰스토리 측이 2014년, 2015년 각각 2억원의 후원금을 낸 것에 대해 급식업체로 선정된 것에 따른 댓가성 후원이 아니냐고도 추궁했다. 김 의원은 “왜 기술교육원에 물건을 납품하는 회사가 법인에 후원금을 내냐”고 물었다.
또 급식계약 자체를 4개 기관을 묶어 하는 것 자체가 잘못됐다는 비판도 제기했다. 김 의원은 “서울시에서 지급하는 급식비는 기술교육원에만 사용해야 한다”며 “복지회와 기술교육원 예산집행이 분리가 안됐다”고 지적했다. 남부기술교육원은 다른 기술교육원과 달리 급식을 직영으로 운영 중인데, 비슷한 규모의 학생들이 다니는데도 식자재구입 비용이 타 기관보다 두 배 정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윤희 시의원(더불어민주당·성북1)도 “4개 기관이 함께 모이면서 전체적으로 12억 규모의 계약을 한 업체에 준 격이 됐다”며 “공공구매의 장점은 가격이 떨어진다는 것인데, 삼성웰스토리는 가격이 제일 높아도 선정됐다”고 말했다.
급식업체 선정은 식자재단가 20점, 서류 20점, 입찰제안 프레젠테이션 60점 총 100점 만점으로 결정되는데, 삼성웰스토리는 프레젠테이션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은 “급식업체 심사위원이 법인처장, 남부기술교육원장, 엘림노인전문요양원장 등 다 내부 사람들”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설상화 엘림복지회 상임이사는 “4개 기관이 함께 하면 값도 싸지고 서비스도 좋아 진다”며 “직원들도 (삼성웰스토리에서) 서비스를 잘해주기 때문에 호감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의회 지적사항에 대해 개선해야한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선한동기에서 이뤄진 것으로 이해해 달라“고 해명했다.
그는 이어 “후원을 받기 위해 이 업체를 선정했던 것은 아니다. 다른 업체들도 납품할 때 후원금을 내겠다는 언급을 한다”며 “(엘림복지회가)최선을 다해 사회복지를 하는 곳이기 때문에 (웰스토리에서) 선한 후원이 있을 수도 있다. 받기 곤란하다 거절해도 이미 법률검토를 마쳤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급식업체 선정과정에 법인 관계자들이 참여할 자격이 있냐는 질문엔 “급식업체 선정은 (남부기술교육원) 내부시설 4개 기관 공동구매형식인데, 각 기관 영양사, 시설장 등이 모여 심사할 때 법인에서도 참여하라고 했다”며 “엘림복지회가 위탁을 맡았기 때문에 관리감독을 위해 참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하영 기자 hyki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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