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현 정부 '비선실세'인 최순실(60ㆍ구속기소)씨를 등에 업고 각종 이권에 개입한 광고감독 차은택(47·구속)씨와 차씨 등과 함께 광고사를 강탈하려한 송성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58·구속)이 27일 기소돼 재판에 넘겨진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이날 차씨와 송씨를 일괄 기소해 재판에 넘긴다고 25일 밝혔다.
‘문화계 황태자’로 불린 차씨는 최씨의 비호 아래 문화관련 정부 사업을 좌지우지하고, 정부ㆍ기업 인사 개입, 광고회사 강탈 시도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현 정부 내내 막후에서 실세로 군림해왔다.
차씨는 대통령 소속 문화융성위원 위원과 민관합동창조경제추진단장 등을 지내면서 문화계 유력인사로 영향력을 행사하기도 했다. 2019년까지 총 7000억원대 예산이 책정된 문화창조융합벨트 등 정부 사업을 사실상 독식하고, 최씨 등의 압력으로 자신이 소유한 광고업체를 통해 대기업과 공공기관의 광고를 무더기 수주했다.
검찰은 차씨를 옛 포스코 계열 광고회사인 '포레카'의 지분을 강탈하려한 혐의(공동 강요)를 적용해 지난 10일 구속했다. 검찰은 차씨를 구속한 상태에서 문화예술계 비리와 횡령, 국정농단 의혹 등을 수사해왔다.
송 전 원장 역시 광고사 강탈 시도에 개입하고,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됐다. 송 전 원장은 지난해 6월 포스코계열 광고회사 인수를 추진하는 중소기업 대표에게 “지분을 넘기지 않으면 세무조사하고, 당신도 묻어버린다는 얘기가 나온다”며 협박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차씨의 핵심 인맥으로 제일기획에서 근무할 당시 차씨에게 광고제작을 발주하며 인연을 맺었다. 차씨의 외삼촌인 김상률 숙명여대 교수가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에 오른 직후인 2014년 12월 원장에 임명됐으며, ‘광고사 강탈 의혹’이 불거지면서 지난달 31일 자리에서 물러났다.
검찰은 차씨 등이 포레카를 강탈한 뒤 자신들이 영향력을 행사하던 정부의 문화ㆍ체육 광고나 행사를 집중적으로 수주하려 했다고 보고 있다.
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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