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완선 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 밤샘조사 후 귀가
[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정준영 기자]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24일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한다. 문 전 장관은 두 회사 합병 당시 복지부 장관으로 청와대의 뜻을 언급하며 국민연금 측에 합병 찬성을 종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이날 오전 10시 문 전 장관을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청사로 불러 조사한다고 밝혔다. 검찰은 전날 오후 12시30분 홍완선 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도 참고인으로 소환해 24일 오전 4시까지 밤샘조사 후 귀가조치했다.
검찰은 지난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과정에서 삼성물산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의 합병 찬성에 석연찮은 구석이 있다고 판단하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지난해 5월 합병계획을 발표하자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 공식 자문기관이던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을 비롯한 국내외 의결권자문기관들은 줄줄이 반대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지분이 전무했던 삼성물산의 가치를 저평가해 총수일가는 득을 보고, 일반 주주는 물론 2대 주주 지위에 있던 국민연금조차 큰 손해를 보게 된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홍 전 본부장 등 내부인사만 참여한 투자위원회를 거쳐 3시간 반만에 찬성으로 결론냈다. 당시 외부 민간 전문가 그룹으로 꾸려진 복지부 산하 의결권행사 전문위원회 의사는 묻지도 않아 의결위가 유감을 표하기도 했다.
반대표가 유력할 것으로 지목된 의결위를 건너뛰려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뒤따랐다. 이후 홍 전 본부장의 연임에 반대하던 최광 당시 이사장이 사실상 퇴출되며 외압 의혹도 제기됐다.
투자심의위가 열리기 사흘전 홍 당시 본부장 등 국민연금 관계자들이 삼성 이 부회장을 비밀리에 만났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은 커졌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청와대의 압력 내지는 제3의 힘이 개입돼 있는 지를 살피고 있다.
전날 오전 검찰은 국민연금공단 전주 본사, 공단 기금운용본부가 입주한 논현동 강남사옥, 삼성그룹 본사 최지성 미래전략실장 사무실 등 4곳을 압수수색했다.
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
정준영 기자 foxfur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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