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미국 유통업계가 최대 쇼핑대목인 '블랙 프라이데이'를 앞두고 벌써부터 할인행사에 돌입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유명 브랜드들은 자사 제품의 가치 하락을 막기 위해 할인 목록에서 제외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마이클 코어스·코치·리바이스 등을 포함한 여러 유명 브랜드들이 일명 '패밀리&프렌드 세일'로 불리는 할인행사에서 자사 제품을 제외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할인 품목에서 제외돼 매출이 줄어드는 것을 감수하고서라도 제품 가격에 대한 통제력을 확보하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패션잡화 브랜드인 '레베카 밍코프'의 최고경영자(CEO)인 유리 밍코프는 "지금까지 악순환이 계속되어 왔다"며 "할인은 끊기 힘든 마약이며, 결국 소비자들이 제품의 정가를 신뢰하지 못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레베카 밍코프는 지난 가을부터 온라인 쇼핑몰 삭스피프스애비뉴, 백화점 니만마커스·블루밍데일 등의 할인행사를 그만뒀다.
WSJ는 브랜드들이 할인행사를 그만두는 진짜 이유는 백화점 등의 유통업체와 패션 브랜드간의 관계가 변화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과거에는 전국적인 유통망을 구축하기 위해 브랜드들이 메이시즈나 블루밍데일 등의 백화점을 이용했다면, 이제는 자체 유통망을 갖추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WSJ와의 인터뷰에서 한 백화점 고위관계자는 "할인행사 목록에서 제외해달라고 요구하는 브랜드들은 자사 유통망에서 유사한 할인행사를 진행한다"고 털어놨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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