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현명관 마사회장 조사…崔-삼성 핵심고리 의혹

최순실 딸 정유라 승마 특혜 의혹
참고인 신분 검찰 출석 11시간 조사

사진=MBC 방송화면 캡처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검찰이 최순실씨에 이어 딸인 정유라씨와 관련한 의혹에 대한 조사에 착수하면서 칼끝이 현명관 한국마사회장을 향하고 있다. 현 회장은 특히 정씨가 승마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특혜를 제공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22일 현 회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정씨 승마 지원 등에 관련 사실관계를 조사했다.

마사회는 지난해 10월 대한승마협회와 함께 2020년 도쿄올림픽 승마 지원을 위한 중장기 로드맵을 만들었다. 협회가 마장마술 등 3개 종목에서 도쿄올림픽 유망주를 선발해 독일 전지훈련을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여기에는 회장사인 삼성이 4년 동안 모두 186억원을 후원하는 방안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승마계에서는 이 같은 계획이 사실은 정씨에 대한 단독 특혜 지원이라는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마사회는 독일에서 훈련 중이던 정씨를 지원하기 위해 박재홍 전 마사회 감독을 파견하는 등 의혹을 키우고 있다.

박 전 감독은 최근 “최순실과 마사회의 현 회장은 전화 통화를 할 정도이며, 정유라의 독일 승마 연수에는 현 회장이 깊숙이 개입했다”고 증언한 바 있다. 마사회가 중장기 로드맵을 계획하고 소속팀 감독을 파견하는 과정이 현 회장 몰래 실무선에서 이뤄졌다고 볼 수 없는 정황이 계속 드러나고 있다.

또 현 회장은 앞서 불거진 삼성의 '최순실 모녀 지원' 논란과도 연결돼 있다. 삼성은 지난해 9~10월 최씨 모녀가 소유한 독일 비덱스포츠에 컨설팅 계약 명목으로 280만유로(약 35억원)를 특혜 지원한 의혹을 받고 있다. 현 회장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시절 그룹 비서실장을 지낸 대표적인 '삼성맨'이다.

이에 검찰은 삼성전자 사옥, 승마협회 등과 더불어 한국마사회 내 현 회장 사무실을 압수수색 해 관련 증거를 확보했으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소환해 조사했다.

현 회장은 22일 “국회 대정부 질의에서 제게 대포폰을 사용하고 있고 제 아내가 최순실 3인방 중 1인이라는 주장으로 인간적 모멸감을 받았다”며 반박에 나섰다. 최씨에 대해 “전화번호도 모르고 일면식도 없는 사이”라며 “TV 보도를 통해 알게 됐다”고 밝혔다.

또 현 회장은 “허위 사실을 유포한 마사회 승마감독 박재홍을 명예훼손으로 고발했다”며 “사실관계를 확인하지 않고 보도한 언론사들에 대해서도 언론중재위에 소를 제기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에 김현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마사회가 자료 제출을 거부하면서 국회가 국민에게 알리고자 하는 일을 문제 삼고 엉터리 해명 자료를 내세워 언론 보도를 통제하는 행위를 지속한다면 국회 위증죄 고발을 비롯한 국회 차원의 대처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