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대선 기간 동안 '언론과의 전쟁'을 벌여왔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1일(현지시간) 미국 주요 5개 방송사 경영자와 앵커들을 불러 대화를 나눴다.
트럼프는 자신이 거주하고 있는 뉴욕 트럼프 타워에서 ABCㆍCBSㆍNBC 등 3대 지상파 방송과 폭스ㆍCNN 등 2개 케이블 채널의 경영자ㆍ앵커들과 만나 면담했다.
이번 만남은 트럼프 선거캠프의 선대본부장이자 현 수석고문인 켈리엔 콘웨이가 주선한 것으로, 제프 저커 CNN 사장과 제임스 골드스톤 ABC뉴스 사장, 잭 애버네디ㆍ빌 샤인 폭스뉴스 공동회장, 데버러 터니스 NBC 사장, 필 그리핀 MSNBC 사장 등이 참석했다. 1차 대선후보 TV토론을 진행했던 레스터 홀트 NBC앵커와 울프 블리처 CNN 앵커, 노라 오도넬 CBS 앵커 등도 함께 자리했다.
면담은 내용을 보도할 수 없는 '오프 더 레코드' 전제하에 이뤄졌다. 콘웨이 고문은 기자들에게 "5개 방송사의 경영자ㆍ앵커들과 매우 멋진 면담을 했다"며 "전례가 없는 만남을 가졌다"고 자평하기도 했다. 이어 "이번 면담은 언론과의 관계에서 '리셋(다시 시작)' 버튼이 될 것"이라며 "(대선에서) 우리는 매우 길고 치열하게 싸웠다"고 덧붙였다.
트럼프가 대선 내내 자신을 비판하는 언론사에게 민감하게 반응하고, 트위터를 통해 설전을 벌이는 등 '언론과의 전쟁'을 펼쳤던 것을 의식한 발언이다. 트럼프는 22일에는 자신이 트위터에서 "오보를 냈다"고 비판한 뉴욕타임스(NYT) 등 다른 언론사와도 면담을 가질 예정이다.
하지만 이번 면담이 언론과의 화해를 의미하는지 여부는 분명치 않다. 트럼프과 과거 당선인들의 관행과 달리 기자회견도 하지 않고 수행취재단을 수용하지 않아 언론들이 취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CNN은 "트럼프가 '프레스 풀'을 허용하고 주기적으로 기자회견을 여는 등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비슷한 수준의 언론 취재를 허용할지는 미지수"라고 우려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