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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띠 죄는 삼성] '사즉생' 인력조정…저성과자 퇴직 권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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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퇴직 제도 문제점 인식…저성과자 찍어 내보내기
계열사별 고강도 감사도 병행


[허리띠 죄는 삼성] '사즉생' 인력조정…저성과자 퇴직 권유도 삼성 서초사옥 전경. (출처 : 아시아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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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삼성그룹이 계열사별로 임원 15%를 줄이기로 한 것은 '사즉생(死卽生)'의 각오로 인력조정을 단행해 불확실성의 시대를 대비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더욱이 이재용 부회장이 경영 전면에 선 것을 계기로 사업 재편이 속도를 내고 있어 인력조정을 통해 '이재용 삼성'의 진용을 갖춰가야 할 상황이기도 하다. 삼성은 2년여 전부터 2008년 금융위기 당시와 버금가는 규모로 임직원을 축소하고 있다. 국내 재계 1위인 삼성그룹이 인력조정을 강화하면서 이같은 흐름이 재계 전체로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


◆노트7 문책ㆍ사업조정ㆍ분사 등으로 임원감소 불가피= 올해 삼성 계열사들 중 미소를 지을만한 계열사는 사실상 없다. 대표 주자인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 사태로 어려운 처지에 놓였다. 아직까지 제품 결함의 원인도 명확하게 밝히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갤노트7 사태에 따른 경질성 인사가 불가피하다. 삼성전자 안팎에서는 지난해 15% 감축에 이어 최대 20%까지 임원이 감축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팀 내에 임원 승진 대상자 중 상당수가 승진에서 누락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프린팅솔루션사업부 분사로 인한 인력 자연 감소도 전체 임원 수 감소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삼성그룹의 지주사격인 삼성물산도 감축이 불가피하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건설, 리조트, 상사, 패션 등 서로다른 사업들을 한 데 모아 합병했다. 스탭 조직들의 경우 겹치는 인력들이 많은 만큼 조직을 축소하면서 자연스럽게 임원 인력도 줄게 됐다. 최치훈 사장도 "불필요한 부서는 통폐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 삼성그룹은 삼성물산, 삼성중공업, 삼성엔지니어링 등 수주사업 계열사들의 수주를 매우 조심스럽게 하고 있는 상황이다. 과거처럼 수주규모를 늘리지 않고 있는 만큼 임원 인력도 조정이 불가피하다.


◆직원규모도 축소…희망퇴직 대신 콕 찍어 내보내는 형식= 구조조정은 임원들에게만 해당되지 않는다. 삼성그룹의 전 계열사들은 이미 인원감축이 일상화가 된 지 오래다. 과거와 달라진 점은 희망퇴직이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공식적으로 인트라넷 등을 통해 희망퇴직을 공지하고, 이에 따른 위로금을 지원하는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삼성 계열사 관계자는 "희망퇴직 제도의 문제점에 대해 내부적으로 검토해 본 결과, 저성과자를 걸러내 희망퇴직시키기가 어렵다는 것을 발견했다"며 "오히려 회사에서 잡고 싶은 인재들이 희망퇴직을 통해 위로금을 받고 이직하는 경우가 많아 다른 방식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삼성그룹은 개별 면담을 통해 인력조정을 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인사팀에서 면담요청을 거쳐 퇴사하도록 권한다는 것이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개별면담을 통해 지표를 보여주면 대부분의 직원들이 수긍하고 사표를 쓴다"며 "면담 후에도 버티기를 하는 난감한 사례도 있다"고 전했다.


◆실적 부진한 계열사는 감사ㆍ구조조정 병행= 그동안 삼성그룹의 효자 역할을 하며 구조조정 이슈와는 멀어져 있던 삼성전자 역시 올해는 내부 분위기가 무겁다. 그룹 차원의 감사가 진행되자 무선사업부 직원들 사이에서는 '인력쇄신을 위한 사전단계'라는 말까지 나왔다.


해외 업체로의 매각을 검토했으나 무산된 제일기획, 사업부 분할을 준비 중인 삼성SDS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제일기획의 경우 강도 높은 감사를 단행하며 5~6년전 자료까지 증빙할 것을 요구하는 분위기다. 외부와 연계된 행사 영수증까지 요구해 제출하지 못하면 징계를 받게 된다. 삼성SDS의 경우 잡포스팅을 통해 전배를 원하는 인력들을 요청받은 뒤 "협력사로 이직하는 것은 어떠냐"며 권유한 사례도 있다.


직원들은 최순실 사태에 트럼프 당선까지 대내외 상황이 어려워 회사 측의 인력조정에는 어느정도 동감하면서도 사기 저하를 우려하고 있다. 한 삼성전자 직원은 "저성과자들을 명확한 평가를 통해 내보내는 것은 긍정적으로 본다"면서도 "어쨌든 인력을 줄여야 하는 것 자체가 서글픈 일"이라고 토로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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