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이명세 감독의 데뷔작 '개그맨(1988년)'이 디지털 색보정 복원버전으로 출시된다.
한국영상자료원은 17일 개그맨을 블루레이로 선보인다고 14일 전했다. 한국영화사에서 가장 독특한 데뷔작으로 꼽히는 작품이다. 리얼리즘이 돋보이던 1980년대 후반, 낯설고 독특한 스타일로 관객과 평단의 눈을 사로잡았다. 인위적인 세트, 몽환적인 미장센, 현실과 가상의 불명확한 선 등이다. 세 주인공의 놀이 뒤에 가려진 삶의 허무함과 비애감을 참신한 방식으로 표현한다.
자신을 천재 영화감독이라고 믿는 삼류 개그맨 이종세가 영화배우를 꿈꾸는 이발소 주인 문도석, 무위도식하는 처녀 오선영과 함께 꿈에 다가가는 내용이다. 찰리 채플린처럼 과장되고 진지한 이종세는 배우 안성기가 연기한다. 시종일관 우물거리며 뭔가를 먹는 문도석은 배창호 감독, 똑 부러지는 행동으로 두 남자 사이에서 돋보이는 오선영은 배우 황신혜가 각각 그린다.
블루레이에 수록된 이미지 갤러리에서는 구본창 사진작가의 스틸 사진을 만날 수 있다. 이명세·김홍준 감독의 음성 해설과 평론가 맹수진이 설명하는 이명세 감독론은 덤. 평론가 토니 레인즈의 해설까지 소책자에 담겨 관객의 이해를 돕는다.
영상자료원은 출시를 기념해 27일 오후 2시 특별상영 및 관객과의 대화 시간을 진행한다. 이명세·김홍준 감독, 안성기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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