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금보령 기자] 12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서 시작한 ‘2016 청년총궐기 박근혜는 하야하라, 분노의 행진’을 마친 청년들이 종로를 거쳐 광화문광장에 도착했다.
분노의 행진을 주최한 ‘2016청년총궐기 추진위원회(이하 청년위)’에 따르면 이날 행진에는 5000여명의 청년이 함께했다.
오후2시 분노의 행진 참가자들은 구호 연습을 시작했다. 특히 힙합 공연 중 랩을 하는 것처럼 구호를 외치는 게 특징이었다. 사회자가 “I say 하, you say 야”라고 외친 뒤 “하”라고 말하자 참가자들은 “야”라고 크게 외쳤다.
구호 연습이 끝나자 오후 2시30분쯤 청년위는 “오늘 권력을 사유화하고 우리의 삶을 파탄낸 그들만의 정부를 우리는 거부한다”라며 “이 땅의 진정한 주인은 우리 자신이다”라고 선포구호를 밝혔다.
이어 시작된 분노의 행진은 즐거운 분위기로 진행됐다. 행진 사회자는 “분노한만큼 활기찬 모습을 보여주자”고 참가자들에게 거듭 말했다. 청년들은 북, 장구, 트럼펫 등을 연주하는 것은 물론 가요에 맞춰 노래를 따라부르기도 했다. 이날 청년들이 부른 노래는 퀸(Queen)의 'We will rock you', 빅뱅의 '뱅뱅뱅‘,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 등이다.
가장 반응이 좋았던 건 가요를 개사한 ‘박 대통령 하야 요구’ 노래였다. 가수 10cm의 인기곡인 ‘아메리카노’를 개사한 노래가 나오자 청년들은 “박근혜 하야 좋아 좋아 좋아”라고 크게 소리 지르며 그 자리에서 위로 뛰어 올랐다.
행진 도중 행진 대열 맨 앞 트럭에서는 여러 명의 청년들이 올라가 발언을 했다.
김도현 한국청년연대 군포청년회장은 "청년으로서 이런 나라 산다는 게 부끄럽다. 아프니까 청춘이고 청년들이 정치에 관심 없다고 하지만 이 시국에 청년들은 뭘 해야 할지 정확히 알고 있다"며 "헬조선에서 흙수저로 살아가는 청년들은 누구보다 이 현실 바꾸고 싶다. 내 꿈이 이뤄지는 나라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한 여대생은 “정유라가 이화여대에 부정입학할 때 다른 학생들은 코피를 쏟으며 잠을 쪼개면서까지 대학교에 가기 위해 노력했고, 정유라가 말도 안 되는 리포트를 제출했을 때 다른 학생들은 밤을 새워 공부했다”며 “가장 먼저 분노한 건 대학생이다”라고 말했다. 현재 100여개가 넘는 대학에서 시국선언을 진행했다.
장재만 청년광장 정책과장은 “청년들은 집회에 나오고 싶어도 취업을 위해 도서관에서 공부해야 하는 게 현실이다"라며 "상식적인 사회는 박근혜 대통령 하야로 시작된다. 청년들이 가장 앞에 서자"라고 말했다.
또한 광주에서 올라왔다는 이미리(24)씨는 “이러려고 국민하나 자괴감 드는 요즘이다”라며 “청년들이 끝까지 분노하지 않는다면 국가의 주인이길 포기하는 것이다. 작은 행동도 좋으니 끝까지 함께하자”라고 강조했다.
한편 20대들의 분노는 대통령 지지율로 나타나기도 했다. 11일 여론조사 기관 갤럽이 발표한 대통령 지지율(8~10일 조사)이 5%로 나타난 가운데 20대 지지율은 0%를 기록했다.
금보령 기자 gol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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