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금으로 도박 혐의…대법원 3년6개월 확정
동국제강은 동생인 장세욱 부회장이 이끌고 있어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이 도박 혐의로 대법원으로부터 3년 6개월 실형을 확정받자 동국제강은 비통한 분위기에 휩싸였다. 10일 장 회장의 재판을 지켜본 동국제강 관계자는 "그야말로 망연자실한 상황"이라며 "무슨 할 말이 있겠나"고 비통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대법원 3부(주심 박보영 대법관)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상 횡령과 상습도박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장 전 회장에게 징역 3년6개월에 추징금 14억1894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장 회장은 2005년 8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철근을 절단하고 남은 '파철(자투리 철)'을 몰래 팔아 마련한 비자금 88억5천644만원을 마련해, 해외도박자금과 개인채무를 갚는데 사용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검찰은 이 비자금으로 미국 라스베이거스 호텔 카지노에서 일명 '바카라' 도박을 한 것으로 보고 장 회장에게 상습도박혐의도 적용했다.
지난 1심에서는 재판부가 "장 회장의 횡령·배임으로 회사가 입은 손해가 127억원에 달한다"며 장 회장에게 징역 3년6월에 벌금 1000만원, 추징금 5억1000만원을 명령했다. 당시 재판부는 원정도박을 벌인 혐의에 대해서는 "상습성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며 단순 도박 혐의를 인정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상습도박 혐의도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장 회장이 최고경영자의 지위를 망각하고 회삿돈을 빼돌려 거액의 해외도박을 계속한 점이 인정된다"고 했다. 결과는 징역 3년6개월과 추징금 12억1894만원 선고였다. 그러나 회사 자금으로 자녀를 해외유학 시켰다는 혐의에 대해서는 1심 판결을 뒤집었다. 재판부는 "회사 직원으로 해외연수를 지원받은 것으로 보고 횡령죄가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장 회장이 지난해 5월 기소된 이후, 동국제강은 지금까지 장 회장의 동생인 장세욱 부회장이 이끌어오고 있다. 경영상의 문제점은 없다.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실시한 덕분에 6분기 연속 흑자를 이끌어오고 있다. 동국제강의 3분기 영업익 709억이다. 15년 동안 공들인 브라질 CSP 제철소도 지난 7월 가동을 시작한 이후 현재 생산이 안정화 단계에 접어든 상태다. 장 회장도 옥중에서 상황을 수시로 보고받고 조업 안정화를 당부했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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