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대표들이 8일 박원순 서울시장을 초청해 현장에서 느끼는 다양한 애로사항들을 건의했다. 박 시장은 대기업의 기회독점 등을 지적하며 이 때문에 어려워진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을 지원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 회장과 박원순 서울시장을 비롯해 서울지역 협동조합 이사장, 자치구 소기업소상공인회 회장, 서울지역 중소기업단체협의회 단체장 및 중소상공인 등 약 200여명이 참석했다.
김남수 서울인쇄정보산업협동조합 이사장은 간담회에서 "서울 중구 일대는 국내 인쇄산업의 메카로 5000여개 인쇄업체가 특화 집적해 10만여개의 일자리 창출은 물론 국내 인쇄산업 발전을 이끌고 있다"며 "하지만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인쇄산업 발전전략과 지원이 부재하고 대다수 영세업체로서 급격한 디지털화에 따른 환경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시설교체와 전문인력 양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이어 "인쇄산업에 대한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발전전략과 지원을 위해 서울시 중구를 인쇄산업개발진흥지구로 조속 지정해야 하고 인쇄지구 지정시 인쇄산업 종사 근로자 주거지 공급 방안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건의했다.
지난달 28일 시행된 '청탁금지법'으로 피해를 입고 있는 소상공인 화훼업자 및 화훼농가들을 위한 지원 대책도 건의됐다.
송근선 서울경기화훼협동조합 이사장은 "현실을 감안하지 않은 법 시행으로 화훼업자와 화훼농가들의 피해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며 "화훼농가, 유통상인, 화분, 리본, 배송기사 등 관련 업계들도 도미노 현상으로 매출이 급감하고 있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송 이사장은 또 "청탁금지법 적용대상이 아닌 서울시 행사에 적극 화훼를 사용해 화훼업계의 고통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국내 대표 전자상가인 용산전자상가단지의 시설개선에 대한 요청도 나왔다. 김영산 용산전자상가단지상점가진흥사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용산전자상가단지는 현재 상주인원 3만명, 일평균 유동인구는 약 2만명으로 추산되는 동북아지역 최고 전자상가임에도 단지 내 휴식공간이 전무해 방문객과 입주민들의 불편은 물론 전자상가단지의 찾는 소비자들이 갈수록 감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이어 "박원순 시장의 용산전자상가단지 현장 방문과 외국인 관광객, 소비자, 주민들에게 편의시설과 문화공간 제공을 위한 용산전자상가단지 내 복합문화공간 조성 지원을 요청한다"며 "건립부지로는 단지 내 여러 상가를 아우르는 중심인 제1, 2 공영주차장이 적합하다"고 건의했다.
이번 간담회에는 이밖에도 ▲서울리츠 임대주택사업 공사용자재 직접구매제도 적용 ▲지하철역사 점포 입찰시 소상공인 참여 확대 지원 ▲서울시 4대 도시형 제조업 고용지원사업 재도입 요청 ▲소상공인 주얼리업계 공동사업장 건립지원 요청 ▲청계천 공구상가 대체부지 조성 ▲4억원 미만 소규모 복합공사 발주 확대 등에 대한 건의가 이어졌다.
박성택 중기중앙회장은 "그동안 서울시는 골목상권ㆍ소상공인 자생력 강화, 중소기업 적합업종 보호 활성화 등 중앙회의 든든한 협력파트너로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육성에 뜻을 함께 해왔다"며 "오늘 건의된 사항에 대해서도 서울시와 긴밀한 협력을 통해 조속히 해결방안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원순 시장은 "우리나라는 대기업들이 자원과 기회를 독점하면서 중소기업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고 경제의 활력도 떨어졌다"며 "(이번 간담회에서 나온) 애로사항들을 해결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섭 기자 joas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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