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뉴욕 김근철 특파원] 이제 유권자의 심판만이 남았다. 제 45대 미국 대통령을 선출하기 위한 선거운동이 7일(현지시간) 자정 공식 종료됐다. 선거 운동 마지막 날까지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와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는 전국 지지도에서 우열을 가르기 힘들 정도의 접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클린턴이 우세하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지만 누가 새로운 백악관 주인이 될 지는 초박빙 양상을 보이고 있는 5대 경합주의 개표 결과가 나와야 확실하게 가려질 전망이다.
투표일을 하루 앞둔 7일(현지시간) CNN이 각종 여론조사를 취합한 결과에 따르면 클린턴과 트럼프는 각각 46%와 42%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4%포인트의 격차이지만 오차를 감안하면 여전히 각축이다.
워싱턴포스트(WP)와 ABC방송의 조사에선 클린턴과 트럼프가 각각 47%, 43%의 지지율을 보였다. 하루 전에 양측은 5%포인트 차이가 났다. CBS 방송도 클린턴이 45%의 지지율로 41%에 그친 트럼프에 앞서 있다는 여론조사를 발표했다. 클린턴이 꾸준히 앞서고 있지만 모두 오차범위 내 불안한 리드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와 USC 공동조사에선 트럼프(48%)가 클린턴(43%)을 오히려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왔다. LAT 여론조사는 다른 매체의 여론조사와 달리 일관되게 트럼프가 앞서는 여론조사를 발표해왔다. 전국 단위 지지율로만 놓고 보면 판세는 여전히 유동적이다.
다만 미국의 대통령 선거는 전국 지지율이 아니라, 각 주별 선거인단 수에서 결정된다. 한 표라도 더 많은 표를 얻은 대선후보가 그 주의 전체 선거인단을 독식하는 구조다. 총 538명의 선거인단 중 270명 이상을 확보하는 후보가 승자가 된다. 선거인단 확보 전망에선 클린턴이 트럼프에 비해 다소 유리한 상황이다.
WP는 각 후보의 우세 지역과 경합 우세지역을 계산할 경우 클린턴은 275명의 선거인단을 이미 확보한 것으로 분석했다. 트럼프는 215명에 그쳤다. 나머지 48명의 선거인단은 예측이 불가능한 초경합주 몫이다.
같은 방식으로 산정한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도 비슷한 추세다. WSJ은 클린턴과 트럼프의 선거인단 예측을 278대 215으로 계산했다.
하지만 상당수 경합주가 여전히 오차 범위 내 접전이기 때문에 막상 투표함을 열면 의외의 상황이 연출될 수도 있다. 언론과 선거전문가들은 플로리다주와 노스 캘로라이나주가 가장 중요한 승부처라고 지적한다. 여기에 미시간주, 펜실베이니아주, 뉴햄프셔주가 핵심 경합지역으로 추가된다. 이들 주에는 총 84명의 선거인단이 걸려있어서 전체 대선 기류를 바꿀 수 있다. 특히 29명의 선거인단이 걸려있는 플로리다는 여론조사상으론 예측이 불가능하다.
다만 전문가들은 최근 히스패닉계의 사전 투표율이 각 지역별로 급등한 것에 주목한다. 플로리다와 노스캐롤라이나와 또 다른 경합주인 네바다의 경우 히스패닉계 사전 투표율이 사상 최고를 경신했다. 히스패닉계는 멕시코 장벽 건설과 인종 차별적 발언을 쏟아낸 트럼프에 부정적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뉴욕 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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