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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단 스마트시티' 없던 일로?…두바이 "인천시 제시 협상안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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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K "토지매매계약 이전에 기반시설 공사비 선지급 수용 못해"… 2일 인천시에 입장 전달

[아시아경제 박혜숙 기자]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가 주도하는 인천 '검단스마트시티' 프로젝트가 사실상 무산 수순을 밟게 됐다. 협상이 지지부진하자 인천시가 두바이 측에 최후 협상안을 보냈으나 두바이 측이 이를 거부하면서 사업이 백지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두바이의 한국측 특수목적법인 스마트시티코리아(SCK)는 인천시가 제시한 최종 기본협약안에 대해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2일 시에 전달했다.

시는 앞서 지난달 31일 검단스마트시티 협상과 관련해 최종입장이 담긴 기본협약안을 SCK와 두바이 국영기업 스마트시티두바이(SCD)에 전달, 이날까지 답변을 해 줄 것을 요구했다.


시는 최후 협상안을 보내면서 "투자자(두바이 측)의 동의 여부에 따라 사업협약이 체결될지가 결정될 것"이라고 밝힌바 있어 결국 두바이 측에 협상 결렬의 책임이 돌아가는 셈이 됐다.

두바이 측은 협상시한 막판에 인천시가 요구한대로 검단스마트시티 사업의 계약 당사자로 SCK가 아닌 두바이 본사(SCD)를 참여시키겠다며 접점을 찾는듯 했다.


하지만 이행보증금 및 기반시설 공사비 납부, 기업유치에 대한 담보제공, 검단신도시의 경제자유구역 지정 등의 사안을 놓고 인천시와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면서 결국 시의 협상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두바이 측이 사업 중단을 결정하게 된 가장 핵심 사항은 검단스마트시티 기반시설 조성을 위한 공사비 선지급이다.


시는 검단신도시 개발을 위해 철도와 광역도로, 하수처리장 조성 등 기반시설 공사비로 내년 말까지 3465억원, 2018년 말까지 2625억원 등 총 6090억원을 두바이 측에 요구했다.


이에 대해 두바이 측은 기반시설 공사비 지급은 토지매매계약 체결 이후에나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토지소유권을 넘겨받지 못한 상황에서 공사비를 먼저 지급할 수 없다는 것이다.


더욱이 토지매매계약 체결 이전에 검단신도시에 외국기업 및 교육기관을 유치하기 위한 경제자유구역 지정이 전제돼야 하는 점도 두바이 입장에서 중요한 사항이다.


SCK 관계자는 "검단신도시의 경제자유구역 지정 등의 절차를 걸쳐 토지매매계약을 체결하려면 2~3년이 걸린다. 이 기간 돈을 만들 충분한 시간을 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더욱이 사업이 무산될 경우 우리가 돌려받을 수 있는 안전장치도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우리는 계약체결 당사자 문제를 양보했지만 인천시는 이행보증금 납부 시기를 한달 정도 늦춰주는 것 외에 기반시설 공사비의 안전장치 없는 선지급, 기업유치에 대한 담보제공 요구 등 기존 계약서에서 달라진 게 없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그러나 두바이 측은 국가 차원에서 검단스마트시티 프로젝트를 추진해온 만큼 국가이미지 실추 등을 염려해 여전히 협상 타결을 위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인천시가 최후통첩을 번복하고 다시 재협상의 문을 열어 놓을 지, 끝내 사업 무산을 선언할 지가관건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우리측 최종입장이 담긴 기본협약안에 대해 두바이 측이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해온 만큼 내부 검토를 거쳐 최종 입장을 표명하겠다"며 "사업이 무산될 경우 이에 따른 대체방안을 강구해야 할 상황"이라고 밝혔다.


검단스마트시티는 서구 검단신도시 470만㎡에 정보통신기술(ICT)·미디어콘텐츠·교육 분야의 글로벌 기업과 교육기관을 유치해 업무·주거·오락·교육 기능을 복합한 자족도시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스마트시티는 2003년 두바이 현지에 조성된 데 이어 해외에선 2007년 유럽 몰타, 2011년 인도 코치 등에 이어 인천이 세번째로 추진됐다.


하지만 인천시와 두바이 측은 지난해 3월 투자의향서(LOI)를 체결하고 지난 1월에는 합의각서(MOA)를 체결한 뒤 1년 6개월간 시간만 끌어오다 끝내 기본협약서 체결을 성사시키지 못하면서 사업이 무산되는 상황에 처했다.




박혜숙 기자 hsp066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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