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산업생산 0.8% ↓
[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최순실 게이트'로 국정이 마비된 상황에서 설상가상으로 나라 경제도 총체적 부진을 나타내고 있다. 주력 수출품 자동차의 생산은 파업 여파 등에 14%가량 급감했고, 안 그래도 침체된 소비는 5년7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감소했다.
통계청이 31일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9월의 전체 산업생산은 8월보다 0.8% 감소했다. 전체 산업생산은 올해 4월 전월보다 감소(-0.7%)했다가 5월(2.0%)과 6월(0.7%) 상승세로 분위기를 바꿨다. 그러다 7, 8월엔 전월 대비 보합세로 주춤하더니 9월 결국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9월 광공업 생산은 반도체(-6.2%), 기타운송장비(-4.2%) 등에서 줄었으나 자동차(5.7%), 전자부품(4.6%) 등이 늘면서 전월보다 0.3% 증가했다. 자동차 생산의 경우 8월 18.1% 급감한 데 따른 기저효과로 늘었지만 전년 동월 대비로 보면 14.3%나 줄었다. 김광섭 통계청 경제통계국장은 "자동차 부문은 파업과 이로 인한 수출 물량 감소,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 해외 생산 확대 등이 겹치며 지난해 같은 달보다 크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전월보다 1.2%포인트 상승한 71.4%를 기록했다. 이 또한 전월 제조업 평균 가동률이 7년5개월 만에 최저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큰 폭의 상승은 아니었다. 제조업 재고는 1.5% 감소했다.
서비스업 생산은 한진해운 등 물류 사태 영향으로 운수가 3.1% 감소해 전월보다 0.6% 뒷걸음질 쳤다.
소비를 의미하는 소매판매는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5.1%), 가전제품 등 내구재(-6.1%), 의복 등 준내구재(-0.6%) 판매가 줄어 전월 대비 4.5% 감소했다. 소매판매는 2011년 2월(-5.5%)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특히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사태 탓에 통신기기 판매가 전월보다 11.6% 감소한 것이 악재로 작용했다. 이를 포함해 폭염 효과 소멸, 이른 추석과 농산물 가격 상승 등 일시적 요인을 제외하면 소매판매 감소 폭이 2.1% 수준이었을 것이라고 통계청은 추산했다.
설비투자는 기계류(-2.6%)와 운송장비(-0.9%)에서 모두 줄어 8월보다 2.1% 감소했다. 이미 이뤄진 공사실적을 의미하는 건설기성은 건축, 토목 공사실적이 모두 줄어 4.7% 감소, 5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8월 대비 0.3포인트 하락했다. 앞으로의 경기 국면을 예고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0.2포인트 올랐다.
주환욱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은 "10월 소비는 백화점·할인점 매출, 카드승인액 등 속보 지표를 고려할 때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시행에도 불구하고 반등할 전망"이라며 "갤럭시노트7 단종, 미국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으나 코리아 세일 페스타 효과, 현대자동차 파업 종료는 우리 경제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세종=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