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에 의해 버려진 유기견, 사람을 위해 활동하는 봉사견으로 변신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 "일본의 대표적인 치료견 ‘치로리’를 아시나요?"
‘치로리’는 쓰레기장에서 버려진 유기견이었으나 치료견 양성활동을 통해 최초의 ‘잡종개’ 치료견으로 13년간 활동하며 사람들의 마음을 보듬어주었다.
2006년 치로리가 세상을 떠난 날 300여명의 사람들이 추모식에 모였다고 한다.
일본에서는 ‘치로리’ 일화가 책과 영화로 널리 퍼진 뒤 동물매개 활동이 활발해지고 관련 협회들까지 생겼다.
동물매개 활동은 동물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을 통해 사람들의 정서적·심리적인 안정과 신체적인 발달을 촉진시키는 활동이다.
관악구(구청장 유종필)가 동물매개 활동에 첫 발을 내딛어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12일 40시간 동물매개 교육을 이수한 16명의 교육생들과 반려견들이 한 자리에 모여 ‘동물매개 봉사활동 교육 수료식’을 가졌다.
이 중에는 올 3월 초 파주에서 구조돼 입양된 유기견인 ‘시우’를 포함해 네 마리의 유기견도 함께해 눈길을 끌었다.
‘시우’는 사람에게 버려진 아픔을 딛고 사람을 위해 활동하는 봉사견으로 다시 태어나 현재 한부모 가정 형제의 마음을 보듬어 주고 있다.
이번 교육 수료생들은 반려견과 함께 지역의 홀몸어르신, 한부모가정 자녀 등 정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 동물매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한 교육 수료생은 “주위에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많다는 것을 느꼈고, 제 예쁜 똘이(반려견)와 함께 보람 있는 봉사를 하고 싶다”며 동물매개 봉사활동의 포부를 밝혔다.
지난 3월 반려동물팀을 신설한 관악구는 반려동물을 소유의 개념이 아닌 동반자로 인식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펼쳐 나가고 있다.
반려동물이 최소한의 의료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동 주민센터로 찾아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찾아가는 동물병원’과 반려동물과 더불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배움의 기회 제공을 위한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행복한 삶’ 등을 운영 중이다.
이밖에도 사람이 행복한 동물복지 및 생명존중교육의 장을 열기 위한 ‘동물사랑방 운영’과 학생들에게 반려동물에 대한 이해와 책임감을 강화하고 생명존중 의식을 함양하기 위한 ‘찾아가는 동물보호교육’을 더욱 확대할 예정이다.
유종필 구청장은 “마음의 상처를 받은 주민들이 동물매개활동 봉사자와 봉사견과 교감을 통해 마음을 열고 상처를 치유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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