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카드 60% 올라 상승률 1위… 전자 24% 물산 17% 상승
계열사 12곳은 주가 하락…올 들어 20% 이상 하락한 계열사 6곳
지배구조 소외, '매각설' 기업 하락폭 커…이재용 부회장 지분 처분 삼성SDS 35% 급락
“삼성그룹 미래에 대한 증권시장의 부정적인 인식 반영”
[아시아경제 황진영 기자] 삼성그룹 15개 상장계열사 중 올해 주가가 오른 계열사는 삼성카드, 삼성전자, 삼성물산 등 3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적 보다는 지배구조 개편 이슈가 주가를 밀어올린 동력이었다.
반면 12개 계열사는 올해 들어 주가가 하락했다.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소외되거나 매각설이 나도는 계열사의 주가하락폭이 컸다. 실적이 나쁘지 않은데도 주가는 거꾸로 가는 계열사도 있다.
기업의 현재 실적과 미래 전망을 반영하는 주가의 특성을 감안하면 해당 기업의 미래에 대해 나쁜 점수를 줬다는 의미다. 계열사간 합병 및 매각 등 구조조정을 진행 중인 삼성그룹의 미래에 대한 증권시장의 평가는 부정적인 인식이 강한 것으로 해석된다.
<올해 삼성그룹 상장계열사 주가 얼마나 변했나>
2015.12.30 2016.10.26 변동률(%)
삼성카드 3만850 4만9400 60.1
삼성전자 126만. 156만7000 24.3
삼성물산 14만 16만5000 17.8
삼성생명 11만 10만8000 -1.8
에스원 9만9700 9만5100 -4.6
삼성화재 30만7500 28만8000 -6.3
삼성중공업 1만850 9560원 -11.9
삼성증권 4만1750 3만4900 -16.4
제일기획 2만700 1만6600 -19.8
삼성SDI 11만4000 8만9300 -21.7
멀티캠퍼스 5만2000 3만9150 -24.7
삼성전기 6만2900 4만7150 -25.0
호텔신라 7만7300 5만5700 -27.2
삼성엔지니어링 1만4550 1만50 -30.9
삼성SDS 25만4000 16만4000 -35.4
단위: 원
지난해 연말 종가(12월 30일)와 26일 종가를 비교한 결과 올해 들어 주가가 가장 많이 오른 삼성그룹 계열사는 삼성카드로 나타났다. 3만850원에서 4만9350원으로 올라 60.1% 상승했다.
국내 증시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는 올해 들어 24.3% 올랐고, 시가총액 2위를 넘보는 삼성물산은 17.8% 상승했다.
올해 주가가 오른 계열사 3곳은 모두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과 관계가 있다. 삼성카드 주가는 올해 초 삼성생명이 삼성카드 지분을 매입하면서 급등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생명이 금융지주회사 설립을 위해 금융계열사 주가를 사들이는 것으로 보고 있다.
1월 2만원대에 머물러 있던 삼성카드 주가는 삼성생명의 주가 매입 이후 약 한 달만에 3만원대 후반까지 상승했다. 이후 실적이 받쳐주고 주주환원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더해져 9월초 5만4300원까지 상승했다.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은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촉발시킨 지배구조 개편 이슈를 타고 주가가 상승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갤럭시 노트7 발화라는 초대형 악재에도 불구하고 엘리엇이 지배구조 개편을 요구하는 제안서를 보냈다는 소식에 10월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올해 들어 주가가 가장 많이 떨어진 계열사는 삼성SDS이다. 25만4000원에서 16만5000원으로 떨어져 35.4% 하락했다. 삼성 이재용 부회장이 지난 2월 삼성엔지니어링 증자에 참여하기 위해 보유 중인 삼성SDS 지분 중 2.05%를 매각한 게 주가하락에 결정타가 됐다. 증권가에서는 이 부회장이 지분을 매각하자 삼성SDS가 지배구조 개편과정에서 제외된 것으로 해석했다.
올해 들어 주가가 20% 이상 하락한 계열사는 삼성SDS 외에도 삼성엔지니어링(-30.0%), 호텔신라(-27.2%), 삼성전기(-25.0%), 멀티캠퍼스(-24.7%), 삼성SDI(-21.7%) 등 6개에 이른다. 이들 계열사는 부진한 실적이 주가하락의 요인으로 작용했다.
제일기획은 올해 들어 실적이 양호하지만 주가는 20% 가까이 빠졌다. 제일기획은 올해 3분기까지 매출 2조2601억원, 영업이익 95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9%, 1.8% 증가한 수치다. 하지만 주가는 올해 들어 매각 작업이 진행되면서 약세로 돌아선 이후 회복되지 않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회사 리서치본부장은 “한국을 대표하는 삼성그룹 상장 계열사 중 올해 들어 주가가 오른 곳이 3곳 밖에 없다는 것은 삼성그룹과 한국 경제가 직면한 현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황진영 기자 you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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